중국 빅테크(대형 인터넷기업) 바이두의 AI반도체 자회사 쿤룬신(崑崙芯)이 홍콩증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자사 AI칩 대량 구매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중국 AI칩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IPO를 자금 조달뿐 아니라 고객 확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IT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쿤룬신은 IPO 핵심 투자자(코너스톤 투자자) 선정 조건으로 청약주의 3~7배에 달하는 자사 AI칩을 매입해야 하는 의무 조건을 내걸었다. 예를 들어 1억 달러 규모의 IPO에 참여하는 투자자는 이후 3억~7억 달러(약 1조원) 상당의 쿤룬신 AI칩을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코너스톤 투자자가 청약액의 50~100% 수준만 제품 구매로 연계해도 충분한 것으로 본다. 그럼에도 쿤룬신이 구매 의무를 최대 7배까지 높인 것은 단순한 금융 투자자보다 실제 AI칩을 사용할 산업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AI칩 시장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장기 고객을 미리 확보하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이미 연말까지 주문이 밀려 있는 상황에서도 대규모 칩 구매를 IPO 조건으로 내건 것은 단기 매출 확대보다 장기 고객을 선점하려는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시장에서도 쿤룬신의 기업가치에도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 쿤룬신의 기업가치 목표를 약 500억 달러(약 77조원)로 잡고 있는데, 이는 현재 모회사인 바이두 시가총액(약 360억 달러)을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높은 기업가치에 걸맞은 폭발적인 매출 증가세가 뒷받침되지 못하면 IPO 이후 기업가치가 빠르게 조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게다가 최근 화웨이, 알리바바, 캠브리콘, 무어스레드, 무시 등 중국 AI칩 업체들과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공시장 진출에도 변수는 남아 있다. 중국 전자 전문매체 EET차이나에 따르면 중국 정보보안평가센터와 국가비밀보호기술평가센터는 지난 5월 처음으로 AI 학습·추론용 칩을 '안전·신뢰 등급' 1급(I급) 인증 대상에 포함했다. 첫 인증에서는 화웨이, 알리바바 등 7개 기업의 9개 제품이 선정됐지만 쿤룬신 제품은 명단에 들지 못했다.
EET차이나는 이 인증이 앞으로 정부와 국유기업의 국산 AI칩 구매 기준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쿤룬신의 공공·국유기업 시장 확대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12년 바이두 산하 AI 반도체 사업부로 시작한 쿤룬신은 중국내에서 일찌감치 AI 가속기(엑셀레이터) 개발에 뛰어들었다. 2021년 바이두에서 분사한 이후엔 바이두 내부 AI칩 수요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국유기업·지방정부 데이터센터 등 외부 고객 확보에 속도를 내며 지난해 매출 절반 이상을 외부 판매에서 벌어 들였다.
노무라증권은 AI칩 수요 급증에 힘입어 쿤룬신의 올해 매출을 약 66억 위안으로 잡았다. 기존 예상치인 54억 위안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