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외 ETF '산출 시차' 고려 부족 논란…업계 "해외형 ETF 특성 반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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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이미지. [사진=챗GPT]

한국거래소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건전성 제고를 위해 괴리율 관리 기준 조정을 검토하고 나선 가운데 자산운용업계와 증권가 유동성공급자(LP)들 사이에서 국내형과 해외형 ETF의 구조적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해외 기초자산을 바탕으로 산출되는 실시간 추정 순자산가치(iNAV)의 시차 문제를 감안하지 않은 채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할 경우, 오히려 시장 조성 행위가 위축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최근 'ETF 괴리율 관리 개선 방안 검토안'을 마련하고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을 진행했다. LP 종가 괴리율 기준을 국내형 ETF는 기존 3%에서 2%로, 해외형 ETF는 6%에서 3%로 각각 강화하는 방안이 제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등장과 시장 변동성 확대로 괴리율 초과 공시 사례가 급증하자 금융당국과 거래소가 예의주시하기 시작한 영향이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 실무진들 사이에서는 국내형과 해외형 ETF의 iNAV 산출 로직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국내형 ETF의 경우 정규장 내 기초자산의 실시간 가격이 iNAV에 그대로 반영되지만 해외형 ETF는 시차로 인해 환율 등 일부 실시간 변수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전일자 지수 수익률(종가)'을 고정값으로 두고 산출된다. 이로 인해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산출되는 괴리율이 가지는 의미는 국내형과 해외형 간에 본질적인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국내 정규장이 열리는 동안에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나스닥 야간 선물 시장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미국 현지 오전 시간이 되면 주식 프리마켓(장전 거래) 변수까지 더해져 해외 기초자산의 실질 가치는 장중 계속해서 변동한다.

이에 따라 증권사 LP들은 투자자 보호와 실제 시장 가격 반영을 위해 실시간 선물 등의 움직임에 맞춰 호가를 지속적으로 재조정하게 된다. 가령 미국 선물이 장중 5% 급등할 경우 LP도 이에 맞춰 ETF 호가를 올려 잡는 식이다.

문제는 거래소 시스템상 해외형 ETF의 iNAV 기준점은 여전히 '전일 종가'로 고정돼 있다는 점이다. LP가 해외 현지 시장의 변동성을 정확하게 반영해 호가를 대면 댈수록, 거래소의 iNAV 산출 로직 하에서는 오히려 괴리율이 확대된 것으로 집계되는 착시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한 대형 증권사 LP 관계자는 "해외형 ETF는 시차가 있어 종가 기준으로 관리하되 장중에는 야간 선물이나 실시간 변동성을 반영해 가격을 계속 매길 수밖에 없다"며 "선물 변동성이 심해져 괴리가 커질 때 기준을 3%로 획일화하면 LP 입장에서는 기준 준수가 물리적으로 어려워 손실 확률이 높아지거나 호가 제출에 소극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 역시 "종가로 통일하든 미 현지 장외 변수를 어디까지 반영하든 시스템적으로 뚜렷한 정답을 내리기 어려운 로직상의 애로사항이 존재한다"며 "이러한 실무적인 한계 때문에 주요 증권사 실무진들 사이에서도 이번 가이드라인에 대해 난처해하는 기류가 강하다"고 전했다.

규제 가이드라인을 통한 강제성 압박보다 시장의 자정 능력을 신뢰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ETF 관계자는 "괴리율 및 상관계수 정보는 이미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실시간으로 공개되고 있다"며 "괴리율 관리가 정상적으로 되지 않는 상품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고 시장 경제 논리에 의해 자연스럽게 소외되기 마련인데, 이를 규제 잣대로만 묶으려 하면 상품 다양성이 저해되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한국거래소는 "해당 개선안은 아직 확정된 안이 아니며 구체적인 방향성은 계속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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