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뷰]한동훈과 토론을 피한 민주당, 무엇이 두려웠나

김두일 정치사회부 선임기자
김두일 정치사회부 선임기자

 정치는 말로 하는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국민 앞에서 자신의 논리와 철학을 검증받는 과정이다. 그래서 민주주의에서 공개토론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에 가깝다.
 
 최근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논란은 그 점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은 단순한 권한 다툼이 아니다. 경찰 수사가 미진하거나 잘못된 경우 검찰이 다시 확인하고 보완할 수 있는 마지막 안전장치다.
 
 특히 피해자 입장에서는 억울함을 바로잡을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이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검찰 권한을 축소하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처럼 양측 모두 나름의 논거를 갖고 있다면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국민 앞에서 공개토론을 벌이는 것이다.
 
 한동훈 의원은 바로 그 제안을 했다. 민주당이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장한다면 국민 앞에서 논리로 승부를 보자는 것이었다. 민주당 지도부나 강경파 의원들이 평소 주장해 온 내용이라면 마다할 이유도 없어 보였다.
 
그러나 며칠 동안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다. 결국 검사 출신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 사건 변호인이었던 이건태 의원이 토론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장소도 사실상 정리됐고 방송 일정까지 거론됐다.
 
 그런데 하루 만에 상황은 뒤집혔다. 이 의원은 "당원들의 의견을 무겁게 받아들여 토론을 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바로 이 대목에서 의문이 생긴다. 정말 당원들의 의견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토론 자체가 정치적으로 부담스럽다고 판단한 것일까.
 
 공개토론은 승패가 갈릴 수 있다. 그러나 토론에서 다소 밀리는 것과 토론 자체를 포기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국민은 토론 결과보다 토론에 임하는 자세를 더 오래 기억한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괜히 한동훈 의원의 정치적 존재감만 키워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시말해 한 의원에게 체급만 올려준다는 얘기인데, 과연 그럴까.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그런 판단이 사실이라면 더욱 역설적이다. 민주당이든, 이 의원이든 논리가 자신 있다면 토론은 오히려 자신의 주장을 국민에게 알릴 가장 좋은 기회다. 반대로 토론을 피하면 상대방의 논리가 옳아서가 아니라 자신의 논리에 자신이 없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정치는 결국 설득의 기술이다. 특히 검찰개혁처럼 국민의 권리와 직결되는 사안이라면 더욱 그렇다. 공개토론을 통해 국민이 직접 판단하도록 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원칙이다.

 이번 논란에서 남는 것은 검찰 보완수사권의 존폐보다도 민주당의 태도다. 처음에는 토론을 수락했다가 다시 철회했다. 이유는 "당원들의 의견"이라고 설명했지만, 국민이 보기에는 여러 의문을 남길 뿐이다. 이 의원은 이 분야에 한 의원보다 더 전문가일 수 있는데, 토론을 피하는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다.
 
 정치에서 토론을 거부하는 순간 상대방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 토론이 열리지 않았더라도 정치적 인상은 이미 형성된다. 국민은 '누가 이겼는가'보다 '누가 토론을 피했는가'를 먼저 기억하기 때문이다.
 
 정치는 광장에서 검증받는 일이다.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믿는다면 국민 앞에 서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이고, 그것이 공당이 국민에게 보여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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