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의혹 제보했다가 '기밀 누설' 혐의 조사…"수사 기관·정부에 유감"

  • 김현석씨, 지휘통제체계 장비 미운용 정황 자료 특검 제공

  • 군사기밀누설 혐의 압수수색 당한 후 오늘 국수본에 출석

  • "헌정 질서 파괴 尹 관련 중요한 증거 판단해 신고" 호소

경찰 국가수사본부 사진연합뉴스
경찰 국가수사본부 [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당시 지휘통제체계 장비가 제대로 운용되지 않는 등 군의 불법 행위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한 제보자가 군 관련 기밀을 유출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됐다. 

20일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비상계엄 때 출동한 일부 부대가 위성 기반 지휘통제체계(PRE·Positioning Report Equipment)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수사 기관 등에 제보한 김현석씨는 이날 오전 군사기밀누설 등 혐의로 국가수사본부에서 첫 조사를 받게 됐다. 앞서 김씨는 지난 3일 해당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았다. 

27년간 군 통신체계 등을 개발한 김씨는 비상계엄 당일 일부 부대에서 지휘 통신 장비가 운용되지 않았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평상시 병력의 움직임을 전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부대 출동·대기 과정에서 위성PRE를 작동한 후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데, 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김현석씨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위성PRE가 사용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비상계엄 당시) 상부가 명령을 통해 지참해야 할 목록을 제공했는데, 이 과정에서 합법적인 지휘 통제 장비를 배제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선 아주경제 보도에서도 전 연합군 지휘관과 군단급 지휘관, 전 합동참모본부 요직을 비롯한 군 관계자가 김씨와 동일하게 '이례적인 일'임을 설명했다. 

그는 이런 정황이 곧 비상계엄의 불법성을 드러내는 중요 증거라고 판단했다. 이에 다수 국회의원 의원실에 자료를 제출했고, 관련 수사를 진행한 내란 특별검사팀(조은석 특별검사)에도 해당 내용을 제보했다. 하지만 이 자료는 지난해 12월 내란 특검의 수사 기한이 끝난 뒤 국수본으로 이첩됐다. 

김씨는 국수본이 본인의 제보 내용을 들여다보지 않고, 오히려 군사기밀누설 혐의로 본인을 수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익적으로 제기한 문제가 수사로 돌아왔다는 취지다. 그는 "국수본이 부대 정보 등이 담긴 제보 내용을 인계받고, 군대 기밀을 외부 발설한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김씨는 국수본에 출석한 뒤 성명서를 통해 "군 기밀 사항이 일부 있다고 해도 국가·국민을 향한 중대 범죄 및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대한 국회 조사 및 특검 수사에 중요한 증거라고 생각해 국가 기관에 신고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당하다고 판단해 제보했지만, 오히려 압수수색과 피의자 신분 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부당하다. 수사 기관과 정부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이날 내란 특검 이후 수사를 이어가는 2차 종합 특별검사팀(권창영 특별검사)에 관련 자료를 제출할 계획이다. 또 참여연대와 함께 특검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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