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재건③] 1분기 두 배 반등에도 수익률 -33%…숫자로 본 韓영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1분기 한국영화가 모처럼 반등했다. 매출과 관객 수가 전년 같은 기간의 두 배 이상으로 늘며 코로나19 이후 1분기 최고 성적을 냈다. 다만 일부 흥행작이 만든 단기 반등을 산업 전체의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 지난해 한국영화 수익률은 더 악화됐고 극장 운영 기반도 줄어들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2026년 1분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극장 매출액은 318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8.7% 증가했다. 전체 관객 수는 3190만명으로 53.2% 늘었다.

한국영화의 성장 폭은 더 컸다. 1분기 한국영화 매출액은 233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7.5% 증가했고, 관객 수는 2401만명으로 115.1% 늘었다. 매출액과 관객 수 모두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이후 1분기 최고치다.

한국영화 매출액 점유율은 73.4%, 관객 점유율은 75.3%까지 올랐다. 매출 점유율은 2007년 이후 관객 점유율은 2005년 이후 1분기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등에는 일부 흥행작의 영향이 컸다. 1월에는 중예산영화 '만약에 우리'가 흥행했고, 2월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는 1분기에만 매출액 1518억원, 관객 수 1573만명을 기록했다. '왕과 사는 남자' 한 편이 1분기 전체 극장 매출과 관객 수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 셈이다.

지난해 성적은 올해 1분기와 달랐다. '2025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극장 매출액은 1조470억원으로 전년보다 12.4% 감소했다. 전체 관객 수는 1억609만명으로 13.8% 줄었다. 한국영화 흥행 약세와 천만 영화의 부재로 전체 매출액과 관객 수가 2년 연속 감소했다.

한국영화의 감소 폭은 더 컸다. 지난해 한국영화 매출액은 4191억원으로 전년보다 39.4% 줄었고, 관객 수는 4358만명으로 39.0% 감소했다. 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면 한국영화 매출액은 2009년 이후, 관객 수는 2005년 이후 가장 낮았다.

수익성도 나빠졌다. 지난해 순제작비 30억원 이상 한국 상업영화 가운데 분석 대상 30편의 평균 추정수익률은 마이너스 33.13%로 집계됐다. 전년도 마이너스 19.27%보다 13.86%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분석 대상 30편 가운데 손익분기점을 넘긴 작품은 6편으로, 전체의 20%에 그쳤다. 수익률이 마이너스 80% 이상 마이너스 100% 미만 구간에 든 작품도 9편이었다. 흥행작이 일부 나왔지만, 상업영화 다수가 제작비 회수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상영 기반도 줄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전국에서 영업 중인 극장은 547곳으로 전년보다 23곳 감소했다. 스크린 수는 3154개로 142개 줄었고, 좌석 수는 40만7056개로 3만919개 감소했다. 신규 개관 극장은 12곳이었지만 휴·폐관 극장은 35곳으로 전년보다 12곳 늘었다.

올해 1분기 수치는 관객이 볼 만한 한국영화가 나올 경우 극장으로 다시 움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동시에 특정 작품의 흥행 여부에 따라 전체 시장 성적이 크게 달라지는 구조도 드러냈다. 한두 편의 흥행작이 시장을 끌어올릴 수는 있지만 그 흐름이 제작 현장의 수익성과 극장 운영 기반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반등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정부가 중예산영화 제작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제작사와 배우 매니지먼트업계가 출연료 조정 협약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지표와 무관하지 않다. 관객 반등을 다음 작품의 제작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일부 흥행작에만 기대는 구조를 넘어 다양한 규모의 한국영화가 꾸준히 제작되고 개봉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

올해 1분기 한국영화는 회복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평균 수익률과 극장 운영 기반까지 함께 회복되지 않는다면 시장은 다시 일부 흥행작의 성적에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숫자가 보여준 반등의 이면에는 한국영화가 다시 세워야 할 제작과 상영의 기반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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