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하면서 HP와 에이수스, 에이서 등 글로벌 PC 업체들이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D램을 일부 제품에 탑재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4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주요 PC 업체들은 올해 중반께 CXMT D램의 품질 인증을 마치고 일부 노트북에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XMT 칩을 적용한 제품은 미국 이외 지역에서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용 모델과 물량은 아직 많지 않다. CXMT가 생산능력의 상당 부분을 화웨이 등 중국 고객사에 우선 배정하고 있는 데다 PC 업체들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기존 공급업체와의 관계를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PC 업체 임원은 "상위 3개 메모리 업체가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지금은 공급자 우위 시장인 만큼 CXMT에서 많은 물량을 조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CXMT가 미 국방부의 중국군 연계 의혹 기업 명단에 포함돼 있다는 점도 미국 기업에는 부담이다. 다만 CXMT는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으며 미국의 전면적인 거래 금지 대상은 아니다.
PC 업체들이 이 같은 부담에도 CXMT 제품을 채택한 것은 메모리 공급난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부 업체는 중앙처리장치(CPU)를 추가로 확보한 뒤 이에 맞는 메모리 물량을 서둘러 구하고 있으며, CXMT를 포함해 공급 가능한 모든 업체로 조달처를 넓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 공급이 워낙 제한적인 만큼 PC 업체들은 가능한 모든 공급업체와 거래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세계 PC 시장이 메모리 부족 여파로 11% 넘게 위축되고 연말로 갈수록 공급 여건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 공급난은 CXMT가 글로벌 PC 공급망에 진입하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CXMT는 이미 텐센트와 알리바바클라우드, 바이트댄스 등 중국 주요 기술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다만 수요가 몰리면서 CXMT의 D램 가격도 삼성전자 등 기존 업체보다 저렴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CXMT의 D램 가격은 삼성전자보다 결코 싸지 않다"며 "여러 기업이 CXMT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이번 분기 이후 공급분은 예약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CXMT는 상하이 공장을 증설해 허페이 생산기지보다 2~3배 큰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증설 대상에는 AI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시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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