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지선다 수능으론 미래 없다"…국교위, '대입제도' 현장 토론회 개최

  • 인천교육청과 공동 주최…학생·학부모·교원 등 100여 명 참석

  • "1초 만에 답 찾는 AI 시대…서·논술형 도입 문제 기술로 해결"

김동진 대학입학제도특별위원회 위원이 미래 사회를 대비한 대입제도 방향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사진국가교육위원회
김동진 대학입학제도특별위원회 위원이 미래 사회를 대비한 대입제도 방향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사진=국가교육위원회]

정해진 시간 내에 5지선다형 객관식 정답을 골라내는 현행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상대평가 중심의 내신 제도를 탈피해야 한다는 주장이 교육 현장에서 제기됐다. 인공지능(AI) 시대를 주도할 창의적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국가교육위원회가 전국 현장을 돌며 서·논술형 평가 도입 등 미래 대입 제도의 방향을 묻는 국민 소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국교위는 인천광역시교육청과 공동으로 11일 인천 콜라보마이스컨벤션센터에서 '국민과 함께 그리는 미래 대입제도' 현장 토론회를 개최했다.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을 앞두고 마련된 이번 행사에는 지역 학생과 학부모, 교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심도 있는 논의를 펼쳤다.
 
차정인 국교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대전환기에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지식 암기력이 아니라 깊이 생각하고 질문하는 탐구 정신과 창의력"이라며 "현재의 대입 제도로 미래 사회 대비가 충분한지, 나아가야 할 핵심 방향은 무엇인지 지혜를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단순히 지식이 많은 사람보다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살아있는 탐구자'를 길러야 한다"면서 "AI는 탐색을 도울 뿐 최종 판단은 인간이 해야 하며, 인천교육청은 이를 위해 '읽걷쓰(읽기·걷기·쓰기) AI' 교육을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교육 과정, 내신·수능과 엇박자…서두르지 않는 개편 필요"
1부 발제에서는 현행 대입 제도의 모순과 개편 방향에 대한 뼈아픈 지적이 이어졌다. 김동진 국교위 대입제도 특별위원회 위원(동산고 교사)은 '미래 사회를 대비한 대입제도 방향' 발제에서 "AI가 1초 만에 푸는 5지선다 오답 가려내기 훈련을 우리 아이들은 12년 동안 반복하고 있다"며 "수학 한 문제당 3분 20초, 나머지 과목은 1분 30초 안에 풀어야 하는 수능으로는 진짜 사고력을 잴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교육 과정은 창의적 사고력을 강조하지만, 내신은 상대평가로 석차를 매기고 수능은 고난도 객관식으로 출제되는 심각한 엇박자를 내고 있다"며 "단기적 성과에 급급해 현장 혼란을 초래하지 않도록 충분한 준비를 바탕으로 교원의 전문성을 중심에 둔 '서두르지 않는 개편'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 채점 부담 던 교사, 맞춤형 피드백 제공 '성장 코치'로 거듭날 것"
이어진 발제에서 이민석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교육인재분과장은 'AI 기반 서·논술형 평가'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분과장은 "학생, 학부모, 교사 등 대다수가 정답 중심 평가 개선과 과정·탐구 중심의 서·논술형 평가 확대를 강하게 원하고 있다"며 "그동안 서·논술형 평가 전면 도입을 가로막았던 채점의 시간, 비용, 신뢰도 문제를 AI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술적 우려에 대해 "AI는 평가 기준에 따라 채점 초안을 만드는 도구일 뿐 최종 점수 판단과 확정 권한은 전적으로 교사에게 있다"고 선을 그으며, "방대한 채점 부담을 덜어낸 교사는 개별 학생의 약점을 파악하고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는 '성장의 코치'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발제 이후에는 소그룹 토의가 이어졌다. 참여자 전원이 미래 사회 대비를 위한 현행 평가 제도의 적절성을 검토하고, 대입 제도의 핵심 방향성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이번 토의에는 원활한 토론과 합의 과정을 돕기 위해 전문 토론 진행자(퍼실리테이터)가 참여했다.
 
한편 국교위는 이번 인천 토론회를 시작으로 오는 20일 전남·광주(김대중컨벤션센터), 26일 대구(호텔라온제나)에서 현장 토론회를 차례로 이어간다. 토론회와 국민참여위원회 숙의 등을 거쳐 광범위한 사회적 합의로 마련된 대입 제도 개편 방안은 내년 3월 발표될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에 최종 반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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