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 국립의대 후보 선정, 공은 정부로…'정원 확보·서부권 달래기' 이중 과제

  • '1.3점 차' 순천대 최종 후보 낙점…교육부·복지부 최종 승인 절차 남아

  • 서남권 36년 염원 좌절에 허탈감…"파격적 보상·필수 의료 인프라 확충해야"

  • 순천대 "혜택은 전남 어디에나 닿아야"…동·서부권 상생 리더십 시험대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30일 오후 특별시청 광주청사에서 열린 국립 의대 신설 후보대학 발표 기자회견에서 순천대를 선정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30일 오후 특별시청 광주청사에서 열린 국립 의대 신설 후보대학 발표 기자회견에서 순천대를 선정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남·광주 지역 국립 의과대학 신설을 위한 단일 후보로 국립순천대학교가 최종 선정되면서 지역의 오랜 숙원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후보 대학 선정이라는 첫 관문을 넘었지만, 축배를 들기에는 이르다. 실질적인 의대 설립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와 정원 배정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야 한다. 아울러 근소한 차이로 고배를 마신 국립목포대와 서부권의 거센 반발을 수습하고, 지역 의료 공백에 대한 확실한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내부 통합'의 과제도 함께 안게 됐다.
 
31일 지자체와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지난 30일 국립 의과대학 신설 후보 대학 심사 결과 순천대가 89.15점을 얻어 87.85점에 그친 목포대를 1.30점 차이로 제치고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전남광주시는 심사 직후 교육부에 100명 규모의 국립의대 추진 계획서를 제출했다. 순천대는 2030년 개교를 목표로 의학교육 평가인증 준비 등에 돌입했으며, 목포 지역 정·관계는 결과를 수용하면서도 통합특별시 차원의 파격적인 보상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공 넘어간 중앙정부…복지부 정원 배정·의료계 반발 돌파구는?
지자체 차원의 추천이 완료됨에 따라 국립의대 신설의 최종 칼자루는 정부로 넘어갔다. 가장 큰 관건은 교육부의 설립 인가와 보건복지부의 의대 정원 배정이다.
 
정부가 지역 국립의대 신설 정원으로 100명을 배정한 가운데, 경북 지역(안동대-포스텍 등)과 전남·광주 지역(순천대)이 이를 두고 몫을 나눠야 하는 상황이다. 순천대가 구상하는 '정원 100명 규모'의 의대를 온전히 확보할 수 있을지가 최종 심사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또한, 현재 진행형인 의정 갈등 국면 속에서 기존 의료계의 반발을 뚫고 신설 의대 정원을 순조롭게 배정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순천대는 최종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교육부가 요구한 부지 문제 등 보완 서류를 마무리하며 후속 심사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순천시는 조례동 비례골 일대 시유지 약 6만 평을 의대와 대학병원 부지로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행정적 지원에 나섰다.
 
1.3점 차 희비…거세지는 서부권 반발과 의료 공백 우려
​​​​​​​순천대와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목포대가 불과 1.3점 차이로 탈락하면서, 전남 서남권은 36년 숙원 좌절에 깊은 허탈감에 빠졌다.
 
서남권은 전국 유인 도서의 41%가 밀집된 대표적인 의료 취약지다. 골든타임인 3시간 이내에 상급종합병원에 도달하지 못해 사망할 확률이 20.7%에 달할 정도로 중증·응급 의료 인프라가 열악하다.
 
목포 지역 국회의원과 목포시, 지방의원 일동은 30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서남권 주민들의 염원이 무산된 것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통합특별시는 서남권의 기막힌 의료 현실을 외면해선 안 된다"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동등한 생명권과 건강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국가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서남권에 대학병원급 중증진료 역량을 갖춘 거점병원과 필수·공공의료 인프라를 실질적으로 구축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원팀' 없이는 의대도 없다…서부권 보완 대책과 상생 리더십 절실
후보 선정 이후 불거진 서부권의 상실감을 치유하고 지역 갈등을 봉합하는 것은 국립의대 최종 승인을 위한 필수 전제 조건이다. 내부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중앙정부를 향한 전남권 전체의 협상력과 명분이 크게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승자와 패자를 넘어 전남·광주가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원팀' 리더십이 절실한 시점이다.
 
순천대와 순천시 역시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상생'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병운 순천대 총장은 3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지역에서 가장 부족한 소아과와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등 필수의료 인재를 길러내고 중증·응급의료 공백을 메울 대학병원을 조속히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총장은 "의과대학은 순천에 세워지지만, 그 혜택은 전남과 광주 어디에나 닿아야 한다"며 서부권에도 대학병원 수준의 공공의료 기반을 갖춰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손훈모 순천시장 역시 "경쟁의 시간은 끝났고 이제는 책임과 상생의 시간"이라며 동·서부권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의료체계 구축을 약속했다.
 
결국 정부의 최종 인가를 이끌어내고 서부권의 우려를 잠재울 핵심 열쇠는 실효성 있는 '의료 통합' 거버넌스 구축에 있다. 이와 관련해 사업의 총책임을 맡은 이 총장은 "지역 의료기관과 손잡아 지역완결형 의료체계를 완성하고, 그 모든 과정은 통합특별시, 지자체, 의료계, 시민사회와 함께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