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은 2027년도 예산안을 1조 4347억 원으로 편성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올해 예산(1조 3359억 원)보다 988억 원(7.4%) 늘어난 규모다. 일상을 위협하는 감염병과 만성질환을 촘촘히 관리하고, 새로운 감염병의 등장에 대비한 국가 위기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청소년·어르신 국가 무료 백신 퀄리티 ‘수직 상승’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국가가 청소년과 어르신에게 놔주는 '국가예방접종 백신'의 질이 확 달라진다는 점이다.우선 자궁경부암, 항문암 등을 예방하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이 기존 4가에서 '9가 백신'으로 전면 교체된다. 9가 백신은 예방할 수 있는 바이러스 유형이 기존 4개에서 9개로 2배 이상 훌쩍 늘어나, 관련 암 예방 효과가 탁월하다. 또한, 이 백신을 무료로 맞을 수 있는 남성 청소년의 나이도 기존 12세에서 13세로 확대된다.
어르신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폐렴구균을 막기 위한 백신 역시, 기존 다당백신보다 예방 범위가 넓고 방어력이 훨씬 오래 지속되는 '단백결합백신(PCV)'으로 업그레이드된다. 아울러 학령기 청소년들이 겨울철 독감에 걸리지 않도록 무료 인플루엔자 접종 대상 연령도 14세 이하에서 15세 이하로 확대했다.
‘넥스트 팬데믹’ 대비…항바이러스제 사들이고 AI로 백신 짠다
과거 코로나19 사태처럼 전혀 새로운 전염병이 창궐할 때를 대비한 든든한 방어막도 구축한다.질병청은 255억 원을 투입해 신종 인플루엔자 등 국내 감염병 발생 시 환자를 즉각 치료하고 확산을 막을 '항바이러스제'를 선제적으로 구매해 비축한다. 또한, 바이러스 등과 싸우는 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해 50억 원어치의 방호복 등 개인보호구도 사들여 순환 관리할 계획이다.
미래 의료 핵심 기술인 연구개발(R&D) 투자도 대폭 늘린다. 질병청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신종 바이러스 병원체를 분석하고, 백신을 초고속으로 설계하는 '한국형 팬데믹 대비 엔진(K-AI PPX)'을 구축하는 데 80억 원을 신규 투입한다.
또한 차세대 백신 기술인 mRNA 백신 플랫폼 개발 지원에 405억 원을 배정하고, 국산 mRNA 항체치료제 개발에도 15억 원을 처음으로 편성했다.
기후변화 탓 급증하는 모기·빈대…AI로 실시간 감시
지구 온난화로 모기, 진드기 등 감염병 매개체가 급증함에 따라 이에 대한 감시망도 촘촘해진다. 질병청은 AI를 기반으로 한 매개체 실시간 감시 운영을 기존 7곳에서 10곳 이상으로 확대하고, 해외에서 들어오는 매개체를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전문 감시 센터를 새롭게 운영해 낯선 전염병의 국내 유입을 조기에 차단할 방침이다.또한 폭염 등 이상기후에 대비해 약 530개소의 온열·한랭질환 응급실 감시 사업을 지원하고, 온열질환 발생 예측 모델 고도화 등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4억 원을 투자해 폭염 피해 심층감시는 물론, 발생 특성까지 정밀하게 파악한다는 계획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차세대 백신 전환과 국가예방접종 보장성 강화와 신종 감염병 위기관리 체계 고도화 등 질병청의 핵심 고유 기능을 한층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차기 팬데믹 위협은 물론 일상 속 다양한 건강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빈틈없이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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