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는 구름이 되고 조개무늬는 그림이 된다…A.A.무라카미 韓 첫 전시

Beyond the Horizon 사진파라다이스시티
Beyond the Horizon [사진=파라다이스시티]
높이 6.4m의 나무에서 비눗방울이 꽃처럼 피어난다. 가지 끝에서 맺힌 비눗방울은 공중으로 떨어져 이내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다시 새로운 방울이 생겨난다. 안개는 빛과 공기의 흐름에 따라 매번 다른 형태를 만든다. 기계가 같은 움직임을 반복해도 만들어지는 장면은 매번 달라진다.

일본 출신 아즈사 무라카미와 영국 출신 알렉산더 그로브스로 구성된 아티스트 듀오 A.A.무라카미가 한국에서 처음 전시를 연다.

파라다이스시티는 1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 아트스페이스에서 A.A.무라카미의 《New Nature》를 개막했다고 밝혔다. 내년 2월 10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의 주제는 ‘자연 이후의 자연(Nature after Nature)’이다. 비눗방울과 안개, 조개껍질의 무늬 등 자연에서 발견한 현상과 원리를 기술로 재구성한 작품을 선보인다.

A.A.무라카미는 형태를 오래 유지하지 않고 나타났다 사라지는 물질과 첨단 기술을 결합한 작업을 ‘에페머럴 테크(Ephemeral Tech)’라고 부른다. 기계로 자연 현상을 그대로 재현하는 대신 공기와 물질의 움직임에서 발생하는 변화를 작업에 활용한다. 이들의 작품은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홍콩 M+ 등에 소장돼 있다.

전시장 1층에 설치된〈뉴 스프링(New Spring)〉은 6.4m 높이의 나무 형태 구조물로 이뤄졌다. 24개 가지 끝에서 비눗방울이 만들어져 떨어지고 사라지는 과정이 반복된다.

기계의 작동 방식은 일정하지만 비눗방울의 크기와 움직임, 터지는 순간은 달라진다. 관람객이 보는 장면 역시 공기의 흐름 등에 따라 계속 변한다.

함께 전시된 〈비욘드 더 호라이즌(Beyond the Horizon)〉은 안개와 빛을 이용한 작품이다. 기계장치가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동안 공기의 흐름에 따라 안개의 형태와 빛이 달라진다. 관람객은 안개와 빛이 변화하는 공간 안에서 작품을 관람한다.

2층에서는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신작 〈머드 페인팅: 천 겹의 위장 시리즈(Mud Paintings: From ‘A Thousand Layers of Stomach’ Series)〉를 볼 수 있다.

작품은 두 작가가 도쿄에서 된장국을 먹던 중 바지락 껍데기의 서로 다른 무늬를 발견한 데서 시작됐다. 작가들은 조개가 성장하면서 껍질에 패턴을 형성하는 원리를 생물학적 알고리즘으로 해석한 뒤 컴퓨터 코드로 변환했다.

전시장 중앙에 설치된 자율형 머드 페인팅 머신은 이 코드를 토대로 화폭 위를 움직이며 패턴을 쌓는다. 조개껍질의 무늬가 만들어지는 자연의 원리를 기계의 움직임을 거쳐 회화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