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신기술 광고시 '실증' 의무화…자료 미제출하면 광고 중단된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활용해 제품의 성능이나 안전성을 높였다고 광고하려는 사업자는 이를 입증할 객관적인 자료를 미리 확보해야 한다. 공정 당국의 요구에도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해당 광고가 중단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표시·광고 내용의 실증에 관한 운영 고시'가 오는 3일부터 시행된다고 2일 밝혔다.

표시·광고 실증제도는 사업자가 광고에서 주장하는 사실에 대해 합리적인 근거를 갖추도록 하는 제도다. 공정위는 부당한 표시·광고가 의심될 경우 사업자에게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개정 고시는 최근 AI 성능을 강조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해 신기술을 활용했다는 광고도 사전 실증 대상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에 따라 'AI 기술로 더 안전한 제품' 등 신기술을 활용해 안전이나 성능을 개선했다는 표현을 광고하려면 시험·조사 결과 등 이를 뒷받침할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그동안 심결 사례에서 실증 필요성이 확인된 표현도 주요 실증 대상에 추가됐다. '집중력과 기억력을 향상시킨다', '인체에 무해한 원료' 등의 표현이다. 우모제품의 충전재 동물명과 솜털·깃털 비율, '만족도 1위'나 '성적 향상 1위', '속도 1위'처럼 순위와 배타적 우위를 강조하는 광고도 실증 대상에 포함된다.

실증자료 제출 절차도 강화된다. 공정위로부터 자료 제출을 요구받은 사업자는 원칙적으로 15일 이내에 자료를 내야 한다. 제출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사유는 △천재지변 △합병·인수나 회생·파산 절차 진행 △권한 있는 기관의 장부·증거서류 압수 또는 보관 △화재·재난으로 인한 중대한 사업 장애 등으로 구체화했다.

연장 기간은 종전 '연장 사유가 사라진 날부터 30일'에서 15일 이내로 단축했다. 연장 기간까지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광고를 계속하면 공정위가 자료를 낼 때까지 광고 중지를 명령할 수 있다. 실증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광고 중지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각각 최대 1억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사업자가 광고 전후에 실증 의무를 점검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도 마련됐다. 사업자는 시험 결과와 조사 결과, 전문가 견해, 학술문헌 등 객관적인 자료를 갖췄는지, 해당 자료가 실제 광고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AI 성능을 내세운 광고에 대한 규율 강화는 해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지난해 AI 콘텐츠 탐지 정확도가 98%라고 광고한 업체를 제재했다. 일반적인 콘텐츠를 대상으로 한 독립 시험에서는 정확도가 53%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AI를 활용했다는 사실뿐 아니라 정확도와 효능 등 구체적인 수치를 광고할 때도 검증 가능한 근거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공정위 관계자는 "사업자가 광고 내용에 상응하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자료를 사전에 확보하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실증되지 않은 광고는 신속히 중단해 소비자 피해 확산을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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