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기본소득 첫 추석…소고기 사고 이웃 면까지 장 보러

  • 23일 화천시장 장날 북적…정육점 상인, 평소보다 소고기 판매 늘었다고 전해

김세훈 화천군수가 23일 화천전통시장에서 추석맞이 장보기 캠페인에 참여해 물품을 구입하고 있다 이날 군청 공직자 500여 명도 캠페인에 동참했다 사진화천군
김세훈 화천군수가 23일 화천전통시장에서 추석맞이 장보기 캠페인에 참여해 물품을 구입하고 있다. 이날 군청 공직자 500여 명도 캠페인에 동참했다. [사진=화천군]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강원 화천군 화천읍 시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농어촌 기본소득으로 명절 음식에 쓸 소고기를 샀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떡과 부침을 사러 나왔다고 했다. 두 주민이 장만한 물품에는 배추와 버섯도 있었다.
 
이날 화천시장과 장터는 평소 장날보다 인파가 눈에 띄게 많았다. 주민들도 근래 보기 드물게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명절을 앞둔 장날이었고, 시장에서는 기본소득으로 장을 본 주민도 만날 수 있었다.
 
화천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상인은 평소 장날보다 손님과 소고기 판매량이 늘었다고 했다. 이 상인은 자신의 가게에서 물건을 산 손님 대부분이 기본소득으로 결제했다며, 판매 증가에도 기본소득이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해당 정육점에서 느낀 변화로, 시장 전체의 매출 증가를 뜻하지는 않는다.
 
화천군은 지난 8월 28일 대상 주민에게 7·8월분 농어촌 기본소득을 합쳐 1인당 30만원을 처음 지급했다. 기본소득은 지역화폐로 지급돼 군내 가맹점에서 사용된다. 이번 추석은 주민들이 이를 받은 뒤 처음 맞는 명절이다.
 
명절 장보기는 거주하는 면 밖에서도 이뤄졌다. 하남면의 한 주민은 주민 10여 명이 함께 사내면에 가 기본소득카드로 약 1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샀다고 전했다. 이 주민은 하남면에 필요한 물품을 한꺼번에 살 대형 슈퍼가 없어 사내면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화천군은 면 주민이 다른 면의 가맹점에서도 기본소득을 사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하남면 주민들의 구매 사례는 필요한 물품에 따라 다른 면 상권으로 이동해 기본소득을 쓰는 모습을 보여준다.
 
지급 시점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23일 만난 한 주민은 9월분도 추석 전에 받았다면 명절 준비에 더 보탬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의 월말 지급 일정에 따르면 9월분은 연휴가 끝난 뒤 지급된다. 이번 명절 장보기에 사용된 기본소득은 앞서 지급받은 금액의 잔액이다.
 
같은 날 김세훈 화천군수를 비롯한 군청 각 실·국 소속 공직자 500여 명도 화천전통시장에서 추석맞이 장보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날 시장의 많은 인파에는 명절 장보기객과 캠페인 참여 공직자가 함께 있었다.
 
화천군이 잠정 집계한 기본소득 사용액은 첫 지급일인 8월 28일부터 9월 10일까지 27억7622만5000원이다. 음식점과 학원, 편의점, 주유소 등에서 사용된 금액을 포함한다. 다만 이 수치는 추석 직전의 장보기를 반영하지 않으며, 사용액만으로 지역 매출이 그만큼 새로 늘었다고 판단할 수도 없다.
 
이번 명절에 기본소득이 어디에 얼마나 쓰였는지, 주민의 장보기와 상인의 매출에 어떤 변화를 남겼는지는 연휴 이후 사용액과 업종별 매출을 비교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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