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사이트] 디플리, 사람이 듣고 찾던 기계 결함 AI로 찾는다

  • 숙련 검사원 178명이 1년간 들어야 할 소리, AI가 0.1초 만에 분석

  • 자동차 부품 품질검사부터 예지보전까지…국내외 30개 산업 현장서 활용

이수지 디플리 대표사진디플리
이수지 디플리 대표[사진=디플리]

인공지능(AI)이 카메라로 제품을 보고 불량 여부를 판단하는 것처럼 소리로 이상 현상을 파악해 결함을 찾는 기술이 주목 받고 있다. 사람의 귀로만 구분하던 기계음과 체결음 등의 미세한 차이를 AI로 분석해 제조 현장에서 제품의 이상 여부를 판별한다.

음향 AI 기업 디플리는 2017년 설립됐다. 카이스트 전자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뇌인지과학 석사학위를 받은 이수지 대표가 창업했다. 서울대병원 연구원과 헬스케어 기업 제품총괄책임자를 거친 뒤 디플리를 설립해 음향 AI 기술을 개발해왔다.

디플리의 핵심 솔루션은 산업용 음향 AI인 ‘리슨 AI 인더스트리얼’이다. 제조 현장의 양산라인에서 발생하는 기계음과 환경음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모터·액추에이터·베어링 등 구동 부품의 품질을 검사하거나 커넥터와 볼트의 체결 상태를 판단한다. 

기존에는 숙련된 검사원이 직접 소리를 듣고 이상 유무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리슨 AI는 이를 데이터로 분석한다. 회사는 숙련공의 개별 판단에 의존하던 소리 기반 품질·체결 검사를 정량화한 솔루션이라고 설명한다.

디플리가 확보한 음향 데이터는 누적 52만 시간 이상, 20TB를 넘는다. 숙련된 검사원 178명이 하루 8시간씩 1년 동안 쉬지 않고 들어야 하는 양이다. 리슨 AI는 이를 바탕으로 양산라인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소리를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현재 시간당 1만8000개 이상의 제품을 100% 인라인으로 판정하고 있다. 회사는 1년 기준 1억5000만개 이상의 제품을 분석하는 규모라고 밝혔다. 제품 하나의 소리를 0.1초 안에 판단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사람의 청력에 의존한 검사 한계도 줄일 수 있다. 검사자의 숙련도나 피로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는 편차를 줄이고, 사람이 소리를 검사하기 위해 필요한 무향실의 설치·운영 비용도 60% 감축할 수 있다. 특히 제조 현장에서는 체결 불량이 추후 제품 리콜로 이어질 수 있어 정량적인 검사 체계에 대한 수요가 충분하다. 

이 솔루션은 자동차 제조 현장을 중심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2025년 5월 완성차 제조사 H그룹 계열사에 국내와 멕시코 현장 납품을 시작했고, 올해 1월에는 글로벌 자동차 모터 제조기업에도 솔루션을 공급했다. 현재 H그룹 계열사와 글로벌 자동차 모터 제조사 효성전기, 코레일 등을 포함해 전 세계 30개 산업 현장에서 운영되고 있다.

해외 제조 현장으로의 확장도 진행 중이다. 디플리는 영국 현지 파트너사와 리슨 AI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유럽 진출에 나섰다. 북미에서는 조지아·앨라배마·테네시 등 미국 남부 ‘배터리 벨트’를 중심으로 제조 현장 도입을 확대하고 있으며, 연내 해당 지역 3곳 이상의 제조 현장에 솔루션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디플리는 제조 현장의 무인화가 빨라질수록 음향 AI의 활용처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로봇이 커넥터나 볼트를 체결하는 공장이 늘면서 체결 작업뿐 아니라 체결 결과까지 즉시 판단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리슨 AI를 비전 검사와 함께 활용하는 멀티모달 AI로 확장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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