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대학가에서 한국어와 한국학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높은 취업률과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 확대, 유학·교환학생 기회까지 맞물리면서 한국어가 단순한 외국어를 넘어 진로와 취업을 위한 전공 선택지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5일(현지 시각) 주베트남한국대사관과 한국국제교류재단 조사 결과에 따르면, 베트남에서는 2026년 현재 대학과 전문대 54곳에서 2만6000명 이상의 학생이 한국학과 한국어를 전공하고 있다. 베트남은 한국 언어와 문화를 가르치는 교육 규모가 역내에서도 큰 국가로 꼽힌다.
베트남의 대학 내 한국어 교육은 1993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하노이국가대학교와 호찌민국가대학교가 처음 한국어를 교육과정에 도입했으며 이후 30여 년 동안 교육기관과 학습자 수가 빠르게 늘고 관련 프로그램도 다양해졌다.
이 같은 한국어 교육 확대는 지난 3일 열린 '2026 한글날 행사'에서도 확인됐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은 하노이국가대학교 인문사회과학대학과 함께 행사를 열고 현지 한국어 교육 현황을 공유했다.
서원삼 주베트남대사관 총영사는 이날 베트남 젊은층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어와 같은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그 언어에 담긴 한국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한국인의 마음과 생각을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서 영사는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넓어질수록 양국 관계도 한층 깊고 견고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부와 대사관이 베트남 청년들이 한국 언어와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앞서 한국학 전공의 인기는 대학 입시에서도 나타나는 모습이다. 하노이국가대학교 인문사회과학대학교 동방학부의 응우옌 티 투 흐엉 부학과장은 "최근 몇 년간 일부 대학의 한국학 전공 합격점이 가장 높은 수준에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학생 수요가 큰 반면 모집 정원이 제한적인 점이 높은 입학 경쟁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여기에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연계된 취업 기회와 한국 유학, 교환학생, 국제적인 업무환경에서 근무할 가능성도 전공 선택에 영향을 주고 있다.
취업률도 높은 수준이다. 하노이국가대학교 인문사회과학대학교가 매년 실시하는 조사에서 한국학 전공자의 졸업 1년 뒤 취업률은 약 98%로 집계됐다. 졸업 후 소득은 개인의 역량과 담당 업무에 따라 달랐다. 졸업 후 월급은 최저 월 1500만~1600만동(약 77만8500원~83만400원)으로 조사됐다. 역량과 경력을 갖춘 인력은 이보다 더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베트남에 진출해 사업을 벌이는 한국 기업이 늘면서 현지 인재에 대한 요구도 달라지고 있다. 응우옌 부학과장은 기업들이 단순히 한국어만 구사하는 인력을 넘어 언어 능력과 함께 경제, 문화, 한국 기업의 업무 환경까지 이해하는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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