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지사 "재정위기 일시적이지 않아"...시군과 수평적 파트너십 주문

  • 보조금 조정 전 시군에 재정상황 설명 주문..."명령·지시하는 상하관계 아니다"

  • 예산 담당 공무원에 책임 있는 판단 요구...도·시군 단체장 소통 자리도 제안

6일 오후 경기도 율곡홀에서 열린 도지사 주재 주간회의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6일 오후 경기도 율곡홀에서 열린 도지사 주재 주간회의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의 재정위기를 일시적인 세수 감소가 아닌 구조적 문제로 진단하면서 예산 조정 과정에서 31개 시군을 일방적인 집행 대상이 아닌 수평적 파트너로 대하고, 공무원들도 정치적 판단이나 지시보다 재정 전문성과 책임성을 앞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6일 도에 따르면 추 지사는 이날 주간회의에서 아직 도의회 심의를 마치지 못한 추가경정예산안을 언급한 뒤, 재정위기 상황을 시군에 전달하고 보조사업을 조정하는 과정부터 기존의 수직적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추 지사는 최근 도의 재정 상황을 알리는 과정이 기계적이고 수직적으로 진행되면서 일부 시군에서 오해와 불만이 발생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예산 삭감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도의 재정 사정을 먼저 설명하고 보조금 조정 필요성에 대한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기도와 기초자치단체의 관계를 명령과 지시가 오가는 상하구조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기초단체 부단체장과 담당 부서에 먼저 재정 상황을 설명하고 의견을 충분히 모은 뒤 시장·군수와 도지사가 직접 만나 도의 재정 여건과 사업조정 방향을 논의하는 단계적 협의방식도 제안했다.

추 지사는 "경기도와 시군과의 관계는 명령하거나 지시하는 상하 관계가 아니다"라며 "수평적 파트너십을 구축했으면 좋겠고, 도의 사정을 충분히 설명하며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정위기가 과거처럼 부동산 거래 회복 등에 따라 단기간에 해소될 수 있다는 전망에는 강하게 선을 그었다. 과거 저금리와 부동산 거래 증가로 취득세 수입이 늘면서 재정 상황이 빠르게 회복된 경험이 있지만, 현재 여건을 당시와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 추 지사의 판단이다.

경기도 역시 최근 재정위기의 배경으로 부동산 거래 위축 등에 따른 지방세 세수 결손과 누적된 지출 부담을 들고 있으며 2022년 이후 통합재정수지가 매년 1조원 이상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단순한 단기 조정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설명하고 있다. 도는 2027년 예산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세입 확충과 지방세제 개편을 병행하는 중장기 재정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추 지사는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경우 부동산 시장과 취득세 등 경기도 핵심 세입에도 부담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과거의 경험에 기대 재정 상황을 낙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상황을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구조적 위기"로 규정하고 재정 운용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는 공무원의 역할과 책임도 강조했다. 도지사의 지시라 하더라도 재정적으로 감당하기 어렵거나 타당성이 부족하다면 담당 공무원이 이를 분명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과거처럼 지시를 그대로 예산에 반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추 지사는 "제가 예산을 투입하라고 하더라도 여러분이 ‘그렇게 못 합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해야 한다"며 "재정위기 속에서는 절대로 과거처럼 시키는 대로 따라가는 공직자가 돼서는 안 되고 공무원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주간회의에서는 재정위기 대응과 함께 인공지능을 활용한 체납관리단 운영 효율화 방안과 실국장이 주요 정책과 현안을 직접 설명하는 정책브리핑 활성화 등 도정 운영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현안도 함께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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