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6] 부산 찾은 판빙빙 "AI는 절대 못 해…이창동 감독 '가능한 사랑', 쇼킹했다"

판빙빙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판빙빙,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부산)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무대로 활약 중인 중국 배우 판빙빙이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아 연기를 향한 식지 않는 열정과 끝없는 도전 정신을 전했다. 장편과 단편, 거장과 신인 감독을 가리지 않고 도전을 이어가는 그는 "새로운 것을 배울 때 행복하다"며 벅찬 소회를 밝혔다.

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미친 노인의 일기'와 단편 '그녀가 말했다'의 주연 배우 판빙빙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영화제에서 판빙빙은 두 편의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작품으로 관객과 만난다. 아시아영화의 창 부문에 초청된 '미친 노인의 일기'는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웨인 왕 감독의 신작이다. 

와이드 앵글 아시아 단편 경쟁 부문에 진출한 '그녀가 말했다'는 끔찍한 과거를 지닌 여성의 진실 게임을 다룬 싱가포르 출신 신인 감독의 단편이다.

판빙빙은 "매번 부국제에 올 때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격려를 받는다. 개막식에 참여할 때마다 흥분된다"며 "부산은 항상 익숙하고 바다를 건널 때마다 마음이 가벼워진다. 이곳에서 현지 및 해외 감독님들과 만나고 다양한 영화를 즐겼으면 한다"고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판빙빙은 단편영화부터 신인감독 작품까지 다양한 작품에 뛰어들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완성한 바. 그는 자신이 가진 확고한 작품 선택 기준을 언급하며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의 기준은 '즐겁게 놀 수 있는가'이다. 좋은 극본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작품에서 다양한 스태프, 감독, 배우들과 함께 놀면서 과정이 행복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함께 즐겁게 놀아야만 좋은 컨디션을 찾고 최상의 결과물이 나온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참석하는 판빙빙 사진연합뉴스
기자회견 참석하는 판빙빙 [사진=연합뉴스]

다양한 국적, 신구 감독들과의 협업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냈다. 

70대 거장 웨인 왕 감독, 일본 배우 릴리 프랭키와 호흡을 맞춘 '미친 노인의 일기'에 대해 판빙빙은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생각했던 감독님이 저와 릴리 프랭키와 즐겁게 호흡을 맞춘 뒤 '더 많이 찍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심경의 변화를 보이셨다"며 "언어의 장벽은 협력에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한 신인 감독 아이번 탄과 함께한 '그녀가 말했다'를 언급하며 "신인 감독이 저를 캐스팅할 때 불안해했지만, 극본이 재밌어 기꺼이 참여했다. 촬영은 힘들었지만 여러 영화제에 초대받아 신인 감독에게 성과를 안겨줄 수 있다면 영화인으로서 무척 기쁜 일"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최근작들에서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이고 있는 판빙빙은 '위험한 관계'에 처한 캐릭터에 강한 매력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그는 '미친 노인의 일기'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자주 만나기 힘든, 위험에 처한 인물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원작은 70대 노인이 나이에 충격을 받으면서도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욕망'을 다룬다. 우리는 흔히 노년층의 욕망을 무시하고 낮은 기대치로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만, 영화는 정신력이 파괴되는 과정 속에서도 의지와 욕망을 통해 피어나는 새로운 불꽃을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흥미롭게 그려냈다"고 설명했다.

이날 판빙빙은 최근 중국 내 유행하는 숏폼 드라마와 AI 기술의 영화계 도입에 관한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AI 숏폼이 유행하고 즐겨 보기도 하지만, 배우들의 얼굴과 캐릭터가 비슷비슷해 기억에 남지 않는다. 젊은 세대가 숏폼만 보며 예술성과 심미안을 잃어가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솔직하게 짚었다.

이어 "AI가 배우를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기계가 만들어낸 생성 영상은 결과만 있고 과정이 생략된 막장 요소가 많다"며 "배우가 인간의 삶에서 축적한 고난과 노련한 스킬,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며 빚어내는 미세한 감정과 연기는 AI가 결코 흉내 낼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인사말 하는 판빙빙 사진연합뉴스
인사말 하는 판빙빙 [사진=연합뉴스]

한국 영화계를 향한 동경과 찬사도 잊지 않았다. 판빙빙은 전작 '녹야' 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2개월간 한국에서 촬영하며 한국 영화인들의 다채로운 표현력과 에너지가 부러웠다"고 말했다.

특히 이창동 감독의 최근작을 언급하며 "영화 속 영혼들과 배우들이 유영하는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 데뷔 30년 차인 나에게도 쇼킹한 연기였다"며 "한국 콘텐츠의 다양한 시도 속에서 이주영 배우 등을 보며 신선함을 느꼈고, 이런 자극들이 내 연기에도 새로운 변화와 재미를 주고 있다"고 깊은 애정을 표했다.

한편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간 영화의전당을 비롯한 부산 전역에서 열리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69편을 포함해 총 59개국 316편의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개막작은 김종관 감독의 '낮과 밤은 서로에게'가 상영됐으며 폐막작으로는 미국 아카데미 출품 자격이 주어지는 '부산 어워드-대상' 수상작 등 주요 부문 수상작이 상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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