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 유럽에 러시아산 가스 공급 재개 논의…美 투자자 참여 추진"

  • 쿠슈너·푸틴 측근 협상 참여…노르트스트림 재가동 구상

  • 美·EU 제재에 독일 정부 승인도 필요…실현 가능성 불투명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단된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유럽 공급을 재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5명을 인용해 미국과 러시아 고위 당국자들이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사업에 미국 투자자를 참여시키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협상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특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키릴 드미트리예프 특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휴전을 중재해온 쿠슈너 특사는 경제협력을 평화 회복의 핵심 수단으로 보고 있다. 이번 구상이 실현되면 미국 투자자들은 전쟁 종료 이후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공급되는 천연가스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두 사람은 최근 몇 주 사이 모스크바와 뉴욕에서 회동했으며 노르트스트림 문제도 협상 의제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당국자는 "어떠한 거래든 러시아가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와 재무부를 상대로 협상해야 하며 미국 납세자와 기업에 이익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노르트스트림에 관한 논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드미트리예프는 지난달 미국 에너지부와 재무부 관계자들을 만나 양국 간 에너지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스 공급 재개에는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현재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 대상이어서 제재가 해제되지 않는 한 가동을 재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제재를 면제하거나 완화할 수 있지만 유럽 국가들의 반대가 거세 실제 거래 성사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독일 경제에너지부 대변인은 노르트스트림과 러시아산 가스가 유럽의 제재 대상이며 독일은 이미 대체 공급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스관 재가동에는 독일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정부는 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독일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까지 천연가스 수요의 절반 이상을 러시아에서 공급받았다. 그러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공급을 축소하면서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운영이 중단됐고 같은 해 9월 해저 폭발로 일부 시설이 파손됐다.

가스관 소유권 문제도 걸림돌이다.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운영회사의 지분 51%는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즈프롬이 보유하고 있으며 독일 기업 2곳이 합계 31%, 나머지는 프랑스와 네덜란드 기업이 소유하고 있다.

독일 측 주주들은 가즈프롬이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가스관 사업에 대한 독일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 지분을 보유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내부에서는 러시아와의 에너지 협력 재개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속하는 러시아의 경제적 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독일 에너지 정책을 담당했던 미하엘 켈너 의원은 "이번 거래는 유럽에 막대한 비용을 초래하는 부당한 거래가 될 위험이 있다"며 "미국과 러시아가 이익을 나눠 갖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양국은 러시아 에너지기업 루코일이 유럽 등 해외에서 보유한 정유공장과 주유소 등의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투자자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산을 인수하고 미국이 관련 제재를 해제하는 방식이다.

백악관 당국자는 "스티브 윗코프 특사와 쿠슈너 특사가 DFC와 협력해 미국이 상당한 규모의 선불금과 향후 수익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협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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