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태릉CC와 용산 캠프킴, 과천 경마장 등 주요 공공부지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실제 착공까지 넘어야 할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정부가 공급 일정을 앞당기고 관계기관 협의를 독려하고 있지만 주택 공급 규모와 이전 부지 확보, 문화유산 보존, 주민 수용성 등 사업별 쟁점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계획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가족과 함께 태릉 골프장을 찾은 데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태릉CC 공공주택지구 조사설계용역 발주를 준비하는 등 사업 재추진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태릉CC, 용역 발주에도 유네스코 심사 변수
태릉CC는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주택 공급 후보지로 거론됐지만 교통 혼잡과 문화유산 보존 문제, 주민 반발 등으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재명 정부는 1·29 대책에서 6800가구 공급 계획을 다시 내놓고 2027년 3월 공공주택지구 지정, 2028년 상반기 지구계획 승인, 2029년 9월 착공을 목표로 제시했다.이에 국가유산위원회 합동분과는 지난 8월 11일 태릉CC 세계유산영향평가서를 조건부 가결했다. 정부는 관련 평가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해 후속 심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LH도 조사설계용역 발주를 준비하고 있다. 조사설계용역은 부지 현황 조사와 지구계획 수립, 기본·실시설계 등을 수행하는 절차다.
용산은 물량 합의 난항…과천경마장은 이전지 미확정
정부는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만가구 공급을 추진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학교 용지 등 기반시설 확보 문제를 들어 기존 6000가구에서 늘어난 8000가구까지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8월 8000가구 공급안도 학교 용지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공급 규모를 둘러싼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토지이용계획 변경 등 후속 절차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또 과천 경마장 부지는 기존 시설 이전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8·13 대책에서 이전 대상지를 선정하고 2029년 12월 주택 착공에 들어간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최근 경마장 이전 대상지를 선정하는 공모 안건이 한국마사회 이사회에 상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신규 이전 부지를 먼저 확정하자는 입장인 반면 마사회는 재정 지원 확약이 선행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전 부지와 재원 조달 방안이 정해지지 않으면서 정부의 착공 일정과 실제 사업 여건 사이에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
염창공원 설명회 무산…"주민 동의와 서울시 협의 선행돼야"
8·13 대책에 포함된 서울 강서구 염창근린공원 일대도 주민 반발에 부딪혔다. 정부는 1000가구를 공급하고 2029년 착공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지난 9월 11일 예정됐던 주민설명회는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후에도 LH는 환경영향평가 입찰을 진행하고 토질조사와 재해영향평가 관련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지 않은 채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며 "대책을 발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주민 동의와 공감대를 확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주택 공급 대책이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서울시와 협의가 잘돼야 한다"며 "착공 자체가 시장에 공급 신호를 주는 만큼 주택 가격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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