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공급망 경고등] 4년여만에 30달러 넘긴 LNG값…따뜻한 겨울에도 韓 조달비용 비상

인천 연수구 송도 한국가스공사 인천생산기지 터미널에 LNG 수송선이 정박해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인천 연수구 송도 한국가스공사 인천생산기지 터미널에 LNG 수송선이 정박해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중동 전쟁에 따른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난이 장기화하면서 동북아 LNG 선물가격이 약 4년 만에 MMBtu당 30달러를 넘어섰다. 올겨울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계절적인 난방 수요는 불가피한 데다 중동발 공급 차질까지 겹치면서 한국의 LNG 조달비용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JKM 선물가격 3년 10개월 만에 30달러 돌파…겨울철 공급난 우려

21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동북아 LNG 가격 지표인 JKM 12월물 선물가격은 지난 19일 MMBtu당 30.010달러를 기록했다. JKM 선물가격이 30달러를 넘어선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이던 2022년 12월 22일(31.635달러) 이후 약 3년 10개월 만이다. JKM 선물가격은 지난 20일 29.550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1.53% 하락했지만, 지난달 21일(25.990달러)과 비교하면 한 달 사이 13.7% 오르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 LNG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은 중동발 공급 차질이다.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세계 주요 LNG 수출국인 카타르의 생산과 수출이 크게 줄어들면서 글로벌 시장의 공급 여력이 축소됐다. 여기에 겨울철 난방 수요 증가를 앞둔 유럽과 아시아의 LNG 확보 경쟁이 가격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실제 유럽의 천연가스 재고도 예년보다 부족한 상황이다. 유럽가스인프라협회(GIE)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유럽연합(EU)의 천연가스 저장률은 약 74.6%다. 최근 5년 평균인 89.2%와 비교하면 14.6%포인트나 낮은 수준이다.

유럽이 겨울철 난방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LNG 수입을 확대하면 아시아 국가들과의 현물 확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수 있다. 특히 글로벌 공급 여력이 줄어든 상황에서는 일시적인 한파만으로도 국제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해있다.

한국 역시 겨울철 난방 수요에서 자유롭지 않다. 기상청은 올겨울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50%로 보고 있다. 다만 평균기온이 높더라도 한파가 발생할 수 있고, 계절적으로 난방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LNG 소비를 크게 줄이기는 녹록지 않다.
 
올해 LNG 가격 추이 그래픽아주경제
올해 LNG 가격 추이 [그래픽=아주경제]

◆카타르 생산능력 17% 손상…가스공사 연간 600만t 계약 공급 차질

이런 상황에서 카타르의 생산시설 피해와 호르무즈 해협 통항 불안으로 글로벌 LNG 공급난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해운정보업체 케이플러는 지난달 카타르의 LNG 수출량을 약 160만t으로 추산했다. 전쟁 이전 월평균 수출량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이달 수출량은 약 60만t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공급 차질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3월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카타르의 핵심 LNG 생산 거점인 라스라판 산업단지 내 생산시설이 피해를 입으면서 전체 LNG 수출능력의 약 17%가 영향을 받았다. 카타르에너지는 일부 생산설비 복구에 3~5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해상운송도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 카타르산 LNG는 대부분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세계 각국으로 수출된다. 생산설비가 일부 복구되더라도 해상운송 불안이 지속되면 실제 공급 확대에는 제약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카타르의 공급 차질은 한국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카타르에너지와 체결한 LNG 장기 도입계약 규모는 연간 약 600만t이다. 그러나 카타르 측이 중동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 등을 이유로 불가항력을 선언하면서 지난 3월 이후 해당 계약에 따른 LNG 도입이 중단된 상태다.

불가항력은 전쟁이나 자연재해 등 계약 당사자가 통제할 수 없는 사유로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때 책임을 면제하는 계약상 조항이다. 가스공사는 불가항력이 인정되는 기간의 공급이 면제되는 것으로, 공급 중단 기간만큼 계약 기간이 연장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미국과 호주산 등으로 대체 물량을 확보해 동절기 수급은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국내 LNG 공급 부족 가능성은 낮지만, 국제 현물가격 상승이 대체조달 비용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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