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안경 쓰니 눈앞에 가상 공간이…엑스리얼, AI 입힌 XR 글래스 승부수

  • 구글 안드로이드 XR 기반 세계 최초 유선 XR 글래스 '아우라' 국내 출시

  • 169만원부터 시작하는 프리미엄 제품…착용감·가격은 대중화 과제

30일 서울 마포구 홍대스퀘어에서 열린 엑스리얼의 XR 글래스 아우라AURA 전시 모습 사진조성준 기자
30일 서울 마포구 홍대스퀘어에서 열린 엑스리얼의 신제품 XR 글래스 '아우라(AURA)' 출시 기념 체험회에서 제품이 전시된 모습 [사진=조성준 기자]

안경을 쓰자 눈앞에 커다란 화면이 펼쳐졌다. 고개를 돌려도 화면은 제자리에 머문다. 현실 공간을 보면서 가상 화면을 동시에 쓰는 방식이다.

엑스리얼이 30일 국내 출시한 '아우라(AURA)'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구글 안드로이드 XR 운영체제에 인공지능(AI) 제미나이를 얹어, 안경 안에서 앱을 직접 실행하고 여러 화면을 공간에 띄워놓고 쓸 수 있게 했다. 스마트폰 화면을 크게 보여주는 기기를 넘어 '공간 컴퓨팅'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이날 서울 마포구 홍대스퀘어에서 열린 체험 행사에서 아우라와 '엑스리얼 1 프로 플러스(1 Pro+)'를 직접 써봤다. 2층 체험존에는 아직 낯선 XR 글래스를 써보려는 방문객들이 오갔다.
 
30일 서울 마포구 홍대스퀘어에서 열린 체험행사 홍보 영상에서 안경을 썼을 때 나오는 화면사진조성준 기자
30일 서울 마포구 홍대스퀘어에서 열린 엑스리얼의 신제품 XR 글래스 '아우라(AURA)' 출시 기념 체험회 홍보 영상에서 상영된 안경을 썼을 때 나오는 화면[사진=조성준 기자]

두 제품은 모두 안경 모양이지만 작동 방식이 다르다. 1 프로 플러스는 스마트폰이나 PC에 연결해 화면을 띄우는 제품이다. 아우라는 안경과 별도 연산 장치 '퍽(Puck)'을 케이블로 연결해 자체 안드로이드 XR 앱을 구동한다. 외부 기기의 화면을 '보는' 데서 자체 운영체제와 앱을 '쓰는' 단계로 넘어간 셈이다.

아우라는 구글·퀄컴과 손잡고 만들었다. 엑스리얼은 안드로이드 XR 기반으로는 세계 최초의 유선 XR 글래스라고 소개했다. 음성과 손동작으로 조작하며 구글 플레이 앱과 150개 이상의 XR 전용 경험을 지원한다. 국내 서비스로는 네이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의 180도·360도 영상을 즐길 수 있다.

아우라의 승부처는 화면 크기보다 쓰임새다. 노트북 화면을 미러링해 가상 작업 공간을 만들거나 큰 가상 화면으로 영상을 볼 수 있다. 제미나이가 화면 속 내용을 이해하고 작업을 거드는 기능도 내세웠다.
 
30일 서울 마포구 홍대스퀘어에서 열린 엑스리얼의 신제품 XR 글래스 아우라AURA 출시 기념 체험회에서 관계자가 안경을 착용한 모습 사진조성준 기자
30일 서울 마포구 홍대스퀘어에서 열린 엑스리얼의 신제품 XR 글래스 '아우라(AURA)' 출시 기념 체험회에서 관계자가 안경을 착용한 모습. [사진=조성준 기자]

하드웨어는 가벼움에 방점을 찍었다. 안경 본체는 95g 미만, 시야각은 70도다. 소니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를 달아 최대 120Hz 주사율을 지원한다. 연산 장치와 배터리를 퍽으로 빼 안경 무게를 덜었고, 투명 렌즈를 적용해 주변이 보인다는 점에서 완전히 밀폐되는 VR 헤드셋과 다르다. 시력 교정이 필요하면 전용 렌즈 키트에 도수 렌즈를 끼워 쓸 수 있어 안경을 겹쳐 쓰지 않아도 된다.

가격은 만만치 않다. 12GB 램·256GB 모델이 169만원, 16GB 램·512GB 모델이 199만원이다. 12월까지 할인가가 적용되며 11월 하순부터 순차 출고된다. 80만원대인 1 프로 플러스와는 격차가 크지만, 아우라는 외부 기기 화면을 비추는 데 그치지 않고 자체 XR 플랫폼을 돌린다는 점에서 단순한 상위 모델과는 결이 다르다.

써보니 아쉬운 점도 보였다. 두 제품 모두 일반 안경보다 무게감이 느껴져 오래 쓰기엔 부담스러웠다. 아우라는 퍽으로 이어진 케이블도 쓰는 내내 신경이 쓰였다. 화면과 앱을 쓰는 경험은 새로웠지만 일상에서 장시간 쓰려면 무게와 연결 방식이 더 편해져야 한다.

가격도 문턱이다. 169만원부터 시작하는 아우라는 시험 삼아 사보기엔 부담이 크다. XR 전용 콘텐츠와 AI 기능이 그만한 값어치를 하는지, 자주 쓸 앱과 콘텐츠가 얼마나 늘어나는지가 관건이다.

엑스리얼은 화면 구현에 머물던 기존 AR 글래스에서 운영체제와 AI를 결합한 XR 기기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구글 안드로이드 XR과 제미나이, 퀄컴 연산 플랫폼을 빌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한꺼번에 노리는 전략이다. 경쟁이 디스플레이 성능과 착용감을 넘어 콘텐츠와 플랫폼으로 번질 수 있다는 얘기다.

XR 글래스가 당장 스마트폰이나 PC를 대체하기는 어렵다. 국내 소비자에게는 아직 낯선 제품군이고 가격과 착용감도 풀어야 할 숙제다. 다만 새 기기를 빨리 받아들이는 얼리어답터층이 두터운 국내 시장은 초기 수요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안경 모양 XR 기기가 어디까지 진화했는지 보여준 제품이지만, 일상의 기기로 자리 잡으려면 착용 편의성과 콘텐츠, 가격 경쟁력을 함께 갖춰야 한다. 이번 출시는 공간 컴퓨팅이 소비자 시장으로 번질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출발점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