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총수 동맹' 넘어 '경영진 동맹'으로…미래차 원팀 시동

  • 삼성, 현대차 그룹 경영진 공식 초청…그룹 단위 교류 최초

  • 칩·배터리·디스플레이 묶음 수주로 전장 사업 확장

  • 현대차, 핵심 부품 국내 조달망 구축…부품 수급 리스크 최소화

2025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5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현대자동차그룹 경영진을 공식 초청해 양사 사장단 회동에 나선다. 2020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상대방 사업장을 오가며 물꼬를 튼 협력이 총수 간 교류를 넘어 경영진 차원의 공식 채널로 넓어지는 모양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9일 오후 경기 용인 삼성전자 연수원 '더유니버스'에서 현대차·기아 경영진과 임원을 초청하는 '감사 데이'를 연다. 삼성이 현대차그룹 주요 경영진을 부부 동반 형식으로 초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기업이 그룹 단위 교류 행사를 하는 것도 최초다.
 
이번 행사는 삼성이 그간 이어온 사업 협력과 파트너십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양사는 계열사 사장단과 배우자 등 170여 명이 참석하며 공연 관람과 만찬을 중심으로 네트워킹에 무게를 둔 자리로 꾸려질 예정이다.
 
삼성에서는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노태문 사장을 비롯해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최주선 삼성SDI 사장 등 부품 계열사 수장과 주요 사업부장들이 나선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장재훈 부회장과 호세 무뇨스 사장, 만프레드 하러 현대차·기아 연구개발(R&D)본부 사장 등이 자리할 예정이다. 당초 이 회장과 정 회장 내외도 참석할 계획이었지만 이 회장 출장 일정으로 정 회장도 불참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두 그룹 간 협력은 그동안 총수가 직접 이끌어 왔다. 2020년 5월 정 회장(당시 수석부회장)이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아 이 회장(당시 부회장)과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을 논의했다. 같은 해 7월에는 이 회장이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답방해 수소전기차와 자율주행차를 시승하며 미래차 기술을 살폈다. 지난해 10월에는 두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서울에서 이른바 '깐부 회동'을 함께하며 끈끈한 관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차량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이미지센서로 시작된 공급은 배터리로 이어졌다. 올 하반기 출시된 제네시스 GV90에는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가 탑재됐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지난해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용 칩 양산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삼성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집에서 차량을 제어하는 '홈투카'에 이어 차량에서 가전을 원격 제어하는 '카투홈' 서비스가 올해 초부터 운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동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전환되는 가운데 협력 접점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 내 전장 부품 증가에 맞춰 삼성은 칩과 배터리, 디스플레이를 묶어 공급할 대형 고객을 확보하게 된다.
 
현대차 역시 안정적인 핵심 부품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다. 현대차는 2021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 차질을 겪은 뒤 핵심 부품에 대해 국내 조달을 늘리고 있다. 주요 경영진 주도로 이뤄진 협력이 사업부장급 실무 라인까지 맞물리면서 차량용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 후속 공급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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