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들이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의 한국에 대한 국가신용등급 전망 하향 소식에 직격탄을 맞았다.
피치가 신용등급전망을 끌어내리면서 국내 은행들의 건전성 문제를 거론했기 때문이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신한지주[055550]가 1.24% 하락한 것을 비롯해 우리금융[053000](-4.48%), 기업은행[024110](-4.13%), 외환은행[004940](-5.01%), 전북은행[006350](-2.01%), 부산은행[005280](-6.64%), 제주은행[006220](-3.34%) 등 은행주 대부분이 약세를 나타냈다. 반면 KB금융[105560]만은 5.16% 상승했다.
은행주들은 장이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강세를 예고했다. 미국 뉴욕증시가 올랐고,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등으로 은행들의 유동성에 숨통이 트일 거라는 기대감에 상승 출발한 것이다.
그러나 피치가 한국의 장기외화표시채권에 대한 등급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국내 은행들의 문제를 거론한 것이 주가를 하락세로 돌려세웠다.
피치의 아시아-태평양 신용등급 책임자 제임스 매코맥은 "급격한 경기 침체에 따른 은행권의 디레버징(차입감소) 부담 증가와 자산건전성 악화로 말미암아 한국의 대외 신용도가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불황과 건설업종 중심의 기업 부도의 증가로 은행들의 자산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피치의 이런 전망은 비틀거리는 은행주에 강펀치를 날린 셈이다.
국가신용등급이 낮아지면 해외에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악재로 작용했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은행주들은 금리 지속 인하에 따른 수혜가 기대됐으나 오늘 피치의 언급이 급락 반전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HMC투자증권[001500]H투자증권 김종수 연구원은 "금리 인하와 은행권의 수신여건 개선 등에도 글로벌 금융 불안과 내수경기 부진, 자금수요 약화 등으로 시중 유동성 둔화는 내년에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KB금융이 유독 강세를 보인 이유는 은행 대출자산 중 신용위험이 가장 낮은 주택담보가계대출의 비중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HMC투자증권 구경회 연구원은 "KB금융은 원화대출금 중 원화대출금 중 주택담보가계대출의 비중이 45%로 업계 1위여서, 신용위험이 가장 낮다. 한국은행 연구에 따르면 주택가격 20% 하락 때에도 주택담보가계대출의 손실률은 0.7%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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