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 '미스매치'에도 경기는 회복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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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2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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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선환ㆍ권영은 기자) 경기지표가 엇갈리고 있다. '미스매치'는 고용시장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생산과 설비지표는 좋아지는데, 선행지수는 주춤한다. 경기회복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까, 아니면 둔화 국면으로 진입한 것으로 보아야 할까. 지표간 '미스매치'가 향후 경기전망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 경제지표간 '미스매치'는 왜?

20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통계청 등에 따르면 향후 경기에 대한 정부 전망은 낙관적이다. 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 점검'을 통해 생산ㆍ내수ㆍ수출ㆍ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의 개선세가 이어져 전체적인 회복기반이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3개월 연속 상승세다. BSI는 산업경기의 바로미터. 체감지수라고 보면 된다.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지는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100이 넘지 않으면 그 반대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BSI는 99였다. 100을 넘지는 못했지만 7년 반 만에 최고치다. 4월 BSI 전망치는 3월보다 높았다. 기업들은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이처럼 우리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음이 들리고 있음에도 불구, 지난 2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 흐름을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이 지수는 증시 전문가들이 주식투매 향방을 가늠하는 잣대로 활용할 만큼 시장 컨센서스에 방향타 역할을 해왔다.

실제 2005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경기 사이클을 분석한 결과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와 경기 저점에서 고점 사이 변곡점은 정확히 일치했다. 12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1월 이후 2월 낙폭 확대는 보기에 따라서 경기 하강에 대한 추론을 가능케 하는 배경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가 최근 올해 우리 경제성장이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한 점도 이같은 해석과 일맥상통하고 있다.

◆ 선행지수 하락은 '착시효과..경기회복은 진행형'

경기지표는 특성별로 시차를 보이고 있기는 하다. 고용지표의 경우 경기후행적인 성격이 강해 경기가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단기간에 실적으로 반영되지는 않는다. 전문가들은 고용 착시효과에 대해 주의를 당부하기도 한다.

   
 
 
그러나 선행지표의 경우 종래 사례와 올 들어 보이고 있는 패턴 간의 차이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이번의 경우 금융위기로 추락했던 경기가 2008년 12월 -4.2를 저점으로 해 1년간 상승 기울기가 상당히 가파르게 전개됐다.

재정부 관계자는 "2009년 매우 빠른 회복을 보였기 때문에 그 역작용으로 당분간 완만한 하락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경기회복 속도가 정상화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

직전 선행지수 상승기간(12개월)이 과거 평균(23개월)적인 경기회복기보다 짧은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일정 기간 하락한 후 다시 상승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경제 전문가들도 대체로 이와 비슷한 견해를 표명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경기상승 기조는 유지되는 것 같다"며 "다만 경기상승 압력이 약해짐에 따라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 실장은 "하락세로 반전할지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선행지수의 전년 동월비 전월차가 2개월 연속 하락한 것보다는 증가율이 5개월 연속 10%를 넘은 것에 의미를 둬야 한다"며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나온다거나 과거 증가율의 평균이었던 5~6% 밑으로 떨어진다면 경기가 나빠지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여전히 굉장히 높은 숫자"라고 분석했다.

younge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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