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 기술은 하나의 옵션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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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7-2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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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회 써니파크 전략기획실장

‘게임(GAME)’은 ‘흥겹게 뛰다’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유희적 행위로 해석 가능하며 다양한 놀이 문화를 지칭하기도 한다.

국내에서 가장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온라인게임은 그 어원처럼 이미 다양화 되고 있다. 아울러 그에 따른 기술의 진보 또한 하루가 다르게 놀라운 성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게임을 보고 있노라면 ‘새로운 기술’ ‘더 좋은 퍼포먼스’를 구현했다는 홍보문구 들을 쉽게 접하게 된다.

기술이 진화하고 발전하면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게 되고 그에 따라 더 많은 표현이 가능하게 되는 것은 분명 유저들에게나 산업적으로나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이에 앞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그 어원에서처럼 게임에는 기본적으로“즐거움”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스토리나 캐릭터 등 획일화 된 내용에 새로운 기술만을 접목해서는 소비자들에게 진정으로 재미를 주는 ‘게임’이 될 수 없다는 얘기다.

최근 국내 게임 업계를 살펴보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과 캐주얼게임, 1인칭슈팅(FPS)게임 등 기존 인기있던 장르들은 물론이고 웹게임, 소셜네트워크(SNS)가 접목된 소셜게임 등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웹게임이다. 웹게임은 웹브라우저 게임을 줄인 말로 게임을 구동하는 별도의 클라이언트를 다운로드 받을 필요 없이 웹브라우저 상에서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말한다.

언론 보도를 보면 올 해 중에 무려 40~50여종의 신작 웹게임이 나온다고 한다.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과거 휴대용 게임기가 이같은 호황을 누리던 시절이 있었다.

특히 인기 플랫폼이었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과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는 잇따라 신 제품을 경쟁적으로 발표했다. 특히 양사는 하이-테크놀로지 경쟁에 피치를 올렸다.

이에 따라 게임기 제작 기술은 더욱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굳건할 것만 같았던 양대 시장구조는 닌텐도라는 회사가 제작한 새로운 게임기의 등장으로 난데없이 재편되었다.

게이머들은 단순하면서도 재미있는 소프트웨어들로 중무장한 ‘닌텐도DS’에 더 큰 흥미를 보인 것이다. 아울러 가정용 콘솔에서도 닌텐도의 '위'가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플랫폼으로 떠올랐다. 불과 1·2년 전만해도 닌텐도 신드롬이란 말이 유행할 정도였다.

최근 온라인 게임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자본과 인력 투입이 점차 늘고 그 스케일에도 대형화 바람이 불고 있다. 작품 수도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많아졌다.

근래에 새롭게 출시되고 있는 온라인 게임들을 보고 있노라면, 너도나도 “100인 이상의 개발자를 투입했다” “최고급 엔진을 사용했다” “더 화려한 그래픽을 구현했다”는 등의 표어를 내세우고 있다.

물론 기술적 진보는 게임의 진화를 가능케 한다.

하지만 ‘게임’의 기능을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남기도 하다. 그것은 게임의 본질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게이머가 ‘게임’에 바라는 기능은 매우 단순하다. 바로 ‘재미와 즐거움’이다.

‘더 화려한 그래픽’ ‘최고급 엔진’ ‘방대한 콘텐츠’를 추구한다고 즐거움을 담보할 수는 없다. 기술의 진보는 단지, 하나의 옵션에 불과하다.

콘텐츠 산업에서 ‘기술’을 과제로 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막강한 자본과 기술을 겸비한 세계적 게임 기업들과의 기술 경쟁은 무의미하다.

단순히 화려하고 웅장한 시각적 볼거리가 아니라, 게이머들의 니즈를 충족하는 본질적인 고민만이 게이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게임업계도 다시 스타트라인에 서서 게임 본연의 모습을 생각해야 할 순간이다.

우리가 즐기는 게임은 어떤 모습일 때 가장 즐거울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우리들이 처음 온라인 게임을 접했을 때의 흥분과 열정을 되돌릴 수 있을지 먼저 생각해 볼 때다.

그래야 한국 온라인게임 산업의 제 2의 부흥기를 꿈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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