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침반과 화약을 발명했고 최근 세계 강대국으로 발돋움한 이 나라가 왜 노벨상을 받지 못하는 걸까?"
이번 주 노벨상이 영국, 러시아, 미국, 일본 과학자에게 돌아가자, 중국 언론들은 수상자에 대한 기사와 함께 중국이 왜 올해에도 수상자를 내지 못했는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특집 기사로 다뤘다.
가장 큰 이유는 정부가 무작정 암기에 집중하는 공공 교육 시스템을 개혁하기 보다는 수상자를 배출하려는 목적에서 연구에 돈을 쏟아 부으면서 창조력을 쇠퇴시키고 선도적인 지식인들이 중국을 떠나도록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중국계 미국인 노벨상 수상자인 물리학자 양천닝은 지난달 한 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는 노벨상에 너무 안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 주립대 부설 레빈연구소의 연구원인 차오충 씨는 "중국의 노벨상 열기는 절박감 때문에 가열된 것"이라며 "중국은 노벨상을 받아야만 중국이 변방에서 중심으로 이동했다는 확신을 세계에 심어줄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1957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양씨를 비롯해 중국계 9명이 노벨상을 받았지만, 이들은 모두 중국 국적이 아니었고 한 명을 제외하고는 중국 밖에서 연구 성과를 거뒀기 때문에 중국인들의 패배감은 더욱 강하다.
특히 중국의 엘리트들은 서구에 뒤떨어졌던 중국을 세계 일류의 문명국으로 부활시킬 수 있는 핵심 분야가 과학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점점 더 자신만만해지는 중국의 기를 꺾고 있다.
전문가들은 역도 같은 메달 집중 종목에 돈을 쏟아부어 상위에 오를 수 있었던 올림픽과 달리 노벨상은 돈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표절과 관료주의, 권위에 복종하는 전통에서 벗어나지 못한 과학 및 학문 구조가 중국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dk@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