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방영덕 기자) 한국시장에 대한 외국인들의 구애 공세가 뜨겁다. 외국인들은 연일 국내에서 발행된 채권을 쓸어담고 있으며, 규모도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외국인들의 '러브 코리아'는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해진 상황서 한국 경제의 견조한 펀더멘탈이 부각된 데 따른 것으로, 환율전쟁에 따른 위험회피 목적 자금도 대거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외국인 주도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외국인 채권투자가 앞으로 3배 가량 불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지난 6일 한국은행은 '외국인 채권투자의 결정요인 분석'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상당규모의 외국인 채권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그 근거로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채권투자 선호도 지속 △한국의 양호한 투자여건 △글로벌국채지수(WGBI) 편입 가능성 등을 꼽았다.
한국이 신흥 선진국 중에 가장 안정적인 신용도를 갖춘 데다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어 대외투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용하 산은경제연구소 경제조사팀장은 "국내 채권시장은 높은 경제성장세와 대외신뢰도 상승으로 매력적인 채권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며 "채권 투자자들이 신흥 투자처인 한국으로 빠르게 눈을 돌리고 있어 채권 투자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글로벌 환율전쟁이 앞으로 더욱 격화될 전망이라 환차손 및 비용부담을 낮추기 위해 한국 원화처럼 평가절상되고 있는 통화에 대한 투자를 더욱 늘릴 것이란 설명도 있다.
환율 전쟁에 나선 국가들은 자국통화의 평가절상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이게 되는데 이 경우 자국통화 평가절하에 따른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다. 또 통화공급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억제하기 위해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해야 하는데, 여기에도 비용이 생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외국인 채권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현재의 3배 수준인 200조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상경 한국국제금융연수원 원장은 "올 9월 말로 국내 들어온 외국인 채권투자 규모는 74조원"이라며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이 튼튼하고, 외국자본에 대해 개방적이기 때문에 앞으로 외국인 채권투자 규모는 최고 200조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 이하로 내려가면 외국인 매매패턴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대신증권은 7일 '외국인 매수와 환율 임계점' 보고서를 통해 지난 13년 동안의 일별 원ㆍ달러 환율과 외국인 매매 흐름을 비교 분석한 결과 1100원 이하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급격히 약화됐다고 밝혔다.
오승훈 연구원은 "외국인 주도 장세라는 측면에서 현재와 유사했던 2001~2004년을 보면 1100원 이하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급격히 둔화했으며 2008년 1월~2010년 9월에도 환율이 1100원 이하일 때 외국인 매수세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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