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IMF 지배구조개혁 극적 합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0-10-23 20:1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국제통화기금(IMF) 지배구조 개혁방안이 23일 G20(주요 20개국) 경주 재무장관 회의에서 극적으로 합의됐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IMF 지분율 순위는 기존 18위에서 16위로 두 계단 상승하게 됐으며, 일본은 2위, 이번 개혁안 합의의 최대 수혜국인 중국은 3위로 올라섰다.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들이 이번 개혁으로 지분율 기준 모두 '톱 10' 안에 들게 됐다. 

정부는 G20 의장국으로서 선진국과 신흥국 양쪽에 대한 적극적인 중재활동으로 IMF 개혁 합의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끌어냈으며, 주요국 재무장관들은 경주에서 합의된 IMF 개혁안이 "매우 중요한 결정"이었다고 입을 모으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6%이상 쿼터이전, 유럽 이사석 2개 줄여 신흥국에 넘기기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의 쿼터이전 규모가 기존에 G20이 합의한 `5% 이상'보다 더 나아가 6% 이상을 이전키로 합의한 것이다.

또, 이번 회의를 마치면서 채택한 코뮈니케에서 다른 쟁점들이 다소 모호한 표현들로 촉구와 다짐이 이뤄진 것과 달리 IMF 쿼터 개혁은 논란의 여지가 없도록 명쾌한 문구로 정리된 것이 특징이다.

G20은 코뮈니케에서 "우리는 IMF가 국제통화금융 체제의 운영을 지원하는 역할이 가능하도록 IMF의 효과성, 신뢰성, 정당성 제고를 위해 쿼터와 지배구조(거버넌스) 개혁의 원대한 제안에 대한 합의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코뮈니케의 `원대한'(ambitious) 합의라는 표현에서 볼 수 있듯 이번 IMF 개혁안의 의미는 크다.

G20은 이번 경주회의에서 기존 계획보다 진일보한 쿼터의 `6%포인트 이상 이전' 방안에 합의한 것 외에, 2012년 IMF 연차총회 때까지 최빈국의 투표권을 보호하되 신흥개도국과 과소대표국으로 쿼터 비중을 6% 포인트 이상 이전을 완료하기로 못박았다.

또, 24명으로 이뤄진 IMF 이사진 가운데 유럽 국가에서 2명의 이사를 줄여 이사회 내에서 신흥개도국의 대표성을 높이기로 했다. 24명의 현행 이사 수는 그대로 유지된다.

G20은 아울러 지금까지 5개 선진국의 경우 해당국 정부에서 임명만 하면 바로 IMF 이사가 되던 방식을 버리고 앞으로는 24명의 이사 전원을 이사회 총회에서 선출하도록 바꿔 지배구조의 형평성을 더욱 기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제14차 쿼터 일반검토가 종료되면 앞으로 8년마다 이사회 구성을 재검토하기로 합의해, 이사회 구성이 세계경제 판도에 따라 정기적으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뒀다.

아울러 G20은 IMF 내에서 여러 국가를 대표하는 이사의 경우, 지금까지는 상임이사 아래에 대리이사를 1명만 두던 제도를 재검토해 추가로 대리이사를 도입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현재 한국은 24명의 상임이사 중 1명의 이사(이희수 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이 대표하는 그룹에서는 호주 정부의 인사가 대리이사를 맡고 있다.

◇美.유럽 자발적 이전 합의..브릭스 모두 지분 `톱 10'
한편, 22일 선진 7개국(G7)이 신흥국들을 배제한 채 따로 두 차례 회동을 한 것은 IMF 개혁방안에 대한 논의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경주 회의 종료 직후 이같이 전하면서 "유럽이 쿼터와 함께 IMF 이사 자리를 양보했으며, 유럽과 미국은 지분이전에 자발적으로 나섰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브릭스 국가는 전부 지분율 기준 `톱 10' 안에 들어가게 됐으며 미국은 지분율 15% 이상을 유지해 거부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정부, 적극적 중재노력 `성과'
이처럼 예상보다 더욱 진전된 형태로 IMF 쿼터 개혁을 비롯한 지배구조 개선방안이 도출된 데에는, 의장국인 한국 정부의 노력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IMF와 G20 안팎에서는 이번 경주 회의에서 IMF 지배구조 개혁의 합의가 도출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이번 경주 재무장관 회의에서 연쇄 양자접촉과 실무자 논의를 통해 선진국과 신흥국 양쪽을 설득하는 노력을 벌였다"며 "신흥국과 선진국의 `가교' 역할을 맡은 우리 정부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 정도의 IMF 개혁 방안이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밝혔다.

  
◇주요 인사들 개혁합의 `찬사'
주요 인사들의 IMF 개혁에 찬사도 이어졌다.

코뮈니케 발표에 앞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총재는 일부 외신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IMF) 지배구조 개혁과정에서 가장 큰 합의"라며 이번 결정이 "매우 역사적인 합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도 이날 재무장관회의 종료 직후 경주 현대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오늘 IMF의 강력한 개혁에 대해 합의했다"며 합의안 마련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그는 "IMF의 지배구조를 개혁해 신흥국의 대표성이 강화될 것이며, 유럽에서 이사 자리 2개를 포기하면서 이런 개혁을 가능하게 해준 데 감사의 뜻을 표한다"며 "IMF 개혁이 이뤄지고 지배구조가 강화돼 세계경제에 대한 감독기능과 책임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 대표단으로 참석한 디디에 레인데르스 벨기에 재무장관도 "(경주 회의에서) IMF 개혁이 합의됐다. 이는 매우 중요한 합의"라고 강조했다. /연합

news@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