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채권시장, '디플레'보다 '인플레' 더 큰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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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25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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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플레이션연동국채 투자 몰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인플레이션이냐 디플레이션이냐. 이 둘 가운데 미국 경제에 더 큰 위협이 될 게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가 분분한 가운데 채권시장에서는 디플레보다는 인플레에 무게를 싣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 바클레이스캐피털 자료를 인용, 올 들어 미국의 인플레이션연동국채(TIPS) 투자 수익률이 10%를 기록한 데 비해 명목 국채 수익률은 9%에 그쳤다고 전했다. TIPS는 원금이 물가에 연동되기 때문에 인플레시대에 유용하고 명목 국채는 원금이 고정돼 물가가 떨어지는 디플레 상황에서 이익을 볼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ㆍFed)가 자산 매입을 통해 시중에 자금을 푸는 추가 양적완화 방침을 시사한 뒤 이런 양상은 더 뚜렷해졌다. 여름내 일반 국채에 뒤쳐졌던 TIPS는 최근 2주 동안 상황을 반전시키며 수익률 차이를 급격히 확대했다.

10년 만기 명목 국채와 TIPS의 금리 차이로, 시장의 인플레 기대를 반영하는 BEI(Breakeven Inflation Rate)의 경우 지난 8월 말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가진 연설을 통해 추가 양적완화 방침을 시사한 뒤 1.49%에서 2.10%로 급격히 벌어졌다. 이는 5개월래 최대치였다.

하지만 최근 명목국채와 TIPS 금리가 동시에 사상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인플레와 디플레를 동시에 우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최근 금융위기가 한창이었던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TIPS 금리 역시 1997년 첫 발행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준의 급진적 인플레 조장 가능성을 점치며 TIPS 매수세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준이 최근 물가가 너무 낮다는 데 우려를 표시하고 대응 방침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를 비롯한 대형 투자자들은 최근 수개월간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TIPS 비중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한편에서는 TIPS가 시장의 인플레 기대감을 고스란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단순한 공급 부족도 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데다 인플레 자체보다는 향후 물가 변동성에 대한 베팅도 최근 급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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