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해림 기자) 내달 11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린 경주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 결과가 중국 증시에는 대체로 긍정적일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긴장감을 조성했던 '환율 전쟁'을 잠시 휴전하기로 합의했고,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위안화 가치 절상은 지속적으로 이뤄져 중국 자산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세계 각국은 '시장결정적 환율제'를 이행하기로 결정하고, 경쟁적인 통화절하 경쟁을 자제하기로 합의했다. 최근 선진국가들은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신흥개발도상국에 대한 화폐가치 절상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특히 미국은 내달 초 중간 선거와 G20 정상회의를 의식해 꾸준히 중국 위안화 가치 절상을 압박해왔고, 중국은 위안화 가치를 서서히 높이면서도 압박에 대한 견제 수단으로 지난 19일 기습적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중국이 환율제도의 유연성을 강조하고 나선 지난 6월 21일 이후 위안화 가치는 달러 대비 2.6% 절상했다. 중국 정부는 연내 3% 절상을 목표로 천천히 위안화 가치를 높여가고 있었지만 미국의 압박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선제 방어로 금리 인상을 발표했으나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위안화 가치 절상에 대한 압박이 재차 가해진만큼 위안화 추가 절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절상의 본격화가 중국 증시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2007년 상하이종합지수가 6000포인트까지 올랐을 때 처음 지수 상승을 촉발시킨 것은 위안화 가치 절상이었다"며 "이번 회의로 위안화 가치 절상이 본격화되면서 과거와 같은 지수 상승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위안화 가치 절상은 중국 자산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해외에서 핫머니가 중국으로 지속 유입되면서 중국 증시 전반에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방안이 발표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낙관론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중국 정부는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위안화 절상보다는 내수 소비 확대가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경상수지 불균형에 관한 내용이 제기됐는데 중국은 위안화 절상보다는 내수 소비 확대가 시간이 걸리더라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앞으로도 그 관점은 크게 변동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소비구조 확대에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금융시장 동향은 좀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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