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아주경제 강정태 기자) 대형사고를 일으킬 뻔 했던 제주 풍력발전기와 같은 기종이 국내에서 3대 더 운용중인 것으로 알려져 긴급 안전점검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3시14분께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해안도로에 있는 풍력발전기 750㎾급 2호기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나 동력부분과 중속기 등 윗부분을 태우고 36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사고지점 반경 2㎞내 출입이 통제되고 인근 주민 12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전선 배관이 끊기면서 제어기능을 잃어버린 풍력발전 회전날개가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계속 돌았던 것.
자칫 21t에 달하는 회전날개가 인근 마을을 덮칠 수도 있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소방당국이 긴급 출동했지만 손쓸 엄두도 못 내며 속수무책이었다.
그러나 이날 오후 9시35분께 지상에서 10m 정도 떨어진 기둥의 중간부분이 부러졌고 옆에 있던 행원육상양식단지 변전실과 발전실 사이로 넘어지면서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불이 난 풍력발전기는 덴마크산으로 지난 1998년 설치됐고 높이 45m에 날개 길이 24m, 날개 무게만 21t에 이른다. 설치된지 13년이 지난 낡은 기종으로 꼽힌다.
허종철 제주대 일반대학원 풍력특성화협동과정 주임교수는 "국내엔 같은 기종이 3대 더 있다"며 "이번에 불이 난 풍력발전기 바로 옆에 1대가 있고 포항과 울릉도에 각각 1대씩 설치돼 있다. 그 이후엔 업그레이드 된 풍력발전기가 국내에 도입됐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또 "사고당시 바람의 세기도 운전범위 내에 있었다"며 "사고원인은 정밀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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