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하나대투증권이 비상장주식 투자로 330% 이상 수익을 올려 10대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2% 남짓으로 가장 적었다. 10대 증권사 전체적으로는 비상장주식으로 77% 가까이 수익을 냈다.
회사마다 비상장주식에 대한 공정가 산정 기준을 달리하는 만큼 상대적인 가치평가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본총계 상위 10대 증권사는 3월 말까지 1조2734억원어치 비상장주식에 투자했다. 현재 시점에서 평가한 가치(공정가)는 2조2503억원으로 투자원금(취득원가) 대비 76.72% 수익이 났다.
하나대투증권은 취득원가 277억원에 공정가 1206억원으로 수익률 335.13%를 기록해 상위 10개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2위 우리투자증권은 709억원에 사들인 비상장주식 공정가를 2539억원으로 잡아 258.13% 수익률을 보였다.
삼성증권(196.33%) 신한금융투자(193.57%) 2곳은 190%선 수익을 올렸다.
대신증권(86.12%) 현대증권(75.02%) 동양종금증권(66.25%) 대우증권(62.01%) 한국투자증권(23.26%) 5곳은 20~80%선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증권은 2.02%로 유일하게 1자릿수 수익률을 나타냈다. 10대 증권사 가운데 비상장주식 투자로 장부상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회사는 없었다.
비상장주식 공정가는 대개 복수 회계법인에 의뢰해 산정한다. 회사에서 정한 회계 기준이나 회계법인에 따라 같은 종목도 다른 장부가로 잡힐 수 있다.
이에 비해 소액 출자 또는 가치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는 취득원가를 장부가로 잡는 경우도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21개 비상장주식 가운데 한국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한국증권금융·한국자금중개·성북역사 5개를 뺀 16개 종목 공정가를 취득원가로 잡았다. 장부상으로는 출자 이후 손익이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10억원 이상 투자한 비상장주식 가운데 현재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경우만 공정가를 따로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채널에이(40억원) 증권금융(40억원) 더컴퍼니우선주(30억원) 거래소(23억원) 하나에이아이엠에이엠씨우선주(18억원) 칸서스자산운용·무궁화자산신탁(15억원) 고양도시공사(10억원) 8곳에 10억원 이상씩 모두 191억원을 투자했다.
이 가운데 공정가를 현재가치로 제시한 곳은 증권금융·거래소 2개뿐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행법상 비상장주식 공정가 평가 기준은 자기자본·투자규모에 따라 회사에서 스스로 정할 수 있다"며 "다만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공정가를 제시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비상장주식 각각 투자액이 회사 규모에 비해 적은 편이더라도 전반적으로 손실이 커질 때는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장부에 공정가를 계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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