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업이 지원에 나선 대형 건설사는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된 반면에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중형 건설사 및 시행사들은 상당 수 퇴출 위기로 내몰릴 전망이다.
13일 금융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채권은행들은 여신 규모 500억원 이상의 대기업에 대한 신용위험 세부평가를 끝내고 30여개 기업을 워크아웃(C등급) 및 법정관리(D등급) 대상으로 분류했다.
이 가운데 건설사와 시행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으로 이자를 상환할 능력)이 1을 밑돌거나 영업현금흐름이 3년간 마이너스를 기록한 기업에 대해 세부평가를 진행했다.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던 STX건설과 두산건설, 극동건설 등은 모기업이 증자 등 적극적인 자구노력을 펼친 덕에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구조조정 대상 기업은 모기업이 지원에 나설 여건이 안 되는 중형 건설사 및 시행사로 채워졌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부동산 경기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C등급이나 D등급으로 분류된 기업 대부분이 건설사와 시행사였다”며 “다만 도급순위 100위권 건설사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C등급으로 분류된 기업은 자구계획을 마련해 재평가를 요구할 수 있지만 현재 경기 상황을 감안했을 때 워크아웃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또 D등급 기업은 법정관리를 신청하거나 매각·청산 등 퇴출 절차를 밟게 된다.
다만 구조조정 대상 기업 규모는 지난해보다 축소됐다.
지난해 채권은행이 대기업 신용위험 평가를 진행한 후 C등급 및 D등급으로 분류한 기업은 64개로 올해의 2배 수준이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이 기업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진행한 결과 퇴출 대상 기업이 줄어들고 있다”며 “세부평가 대상도 지난해 780여개에서 올해 484개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은행들은 이달부터 여신 규모 50억원 이상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신용위험 평가에 나선다. 세부평가 대상은 지난해와 비슷한 2000개 수준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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