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대변인은 이날 정상회담이 끝난 후 "북한이 조건 없이 6자 회담을 재개할 준비가 됐으며 대량파괴무기(WMD) 실험을 잠정 중단(모라토리엄)할 준비가 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허심탄회하고 실질적 대화를 했다”며 북한이 자국을 거쳐 남한까지 이어지는 천연가스 수송관을 지지함으로써 수송관 건설에 합의할 수도 있다“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내가 아는 한 북한은 (천연가스 수송관에 대한) 3자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현지시간) 두 정상은 시베리아 동부 울란우데 시 외곽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에 앞서전 러시아 크렘린궁은 언론 발표문을 통해 "한반도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6자회담 조기 재개가 의제의 초점이 됐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10면>
크렘린궁은 양국 정상이 회담에서 "한반도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6자회담 조기 재개 문제를 논의했다"면서 "러시아는 남북간 대화 및 협력 복원을 위해 평화적이고 정치·외교적인 해결방식을 한결같이 지지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김 위원장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2530만 달러 규모의 북·러 교역 문제, 남·북·러 3각 경제협력 문제에 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고 크렘린궁은 덧붙였다.
이날 회담은 김 위원장이 탄 차량 행렬이 오후 1시 55분께 회담장인 울란우데 동남쪽 외곽 '소스노비 보르(소나무 숲)'의 군부대로 들어가 이곳에 주둔 중인 제11 공수타격여단 영내에서 2시께부터 진행됐다.
이에 앞서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오전 10시께 소스노비 보르에 먼저 도착해 김 위원장을 기다렸다.
이날 북·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아침부터 울란우데 시내와 회담장인 소스노비 보르로 이어지는 도로 주변에는 10~200m 간격으로 경찰들이 배치돼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회담장으로 통하는 도로에서는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한편 김 위원장은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곧바로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관측되면서 그의 귀국 행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의 특별열차가 귀로에 어떤 노선을 택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북·러 정상회담을 한 뒤 중국을 통해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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