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월 삼성자산운용이 새롭게 신설했던 가치주식운용본부의 첫 수장인 민수아 본부장(사진)의 자신감이 통할까.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에서 첫 여성 본부장 시대를 연 이후 4개월 만에 민 본부장이 지난 9개월 전 판매 중지했던 ‘삼성중소형FOCUS펀드’의 판매 재개를 선언했다.
하지만 최근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지속된 탓에 이번 판매 재개 결정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민 본부장의 가치·중소형주 투자에 발군의 실력이 올해에도 통할까하는 의문이다.
실제 올해 중소형주펀드는 대형·우량주 펀드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국내 중소형주 펀드 48개 중 ‘KB중소형주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 A’만이 연초이후 22%가 넘는 수익을 올렸을 뿐, 나머지는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6.46%)과 비슷하거나 못 미치는 수준으로 집계됐다.
또한 가치투자에 대한 의문도 많았다. 실제 지난 3월 6년 만에 두 번째 가치주 펀드를 내놨던 ‘가치주 전도사’로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도 “애초 저희가 목표했던 가치투자 대중화는 쉽지 않았다”고 토로한 바 있다.
그런 가운데 ‘새로운 가치투자의 신흥세력’ 민 본부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8월 운용자산이 1조원을 넘기면서 초과 수익 달성 여부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 판매를 중지한 후 9개월 만에 판매재개다.
이번에 다시 판매 재개하면서 민 본부장의 승부수는 성장잠재력이 높은 우량 중소형 주식뿐만 아니라 일부 대형주도 편입하겠다는 것이다. 가치·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펀드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일부 대형주를 편입해 유동적으로 운용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민 본부장은 “많은 국내 중소기업들이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화 되고 있는 초기 단계”라면서 “브랜드력을 높이며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기업들을 집중 발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같은 조정장에서 판매를 재개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다. 현재 장세에서는 충분히 초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삼성중소형FOCUS펀드를 삼성자산운용의 대표펀드로까지 키워냈던 민 본부장. 그가 9개월의 판매 중지 끝에 다시 판매 재개를 선언함에 따라 이전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민 본부장은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6년 LIG손해보험 주식운용팀에 입사한 ‘1세대 여성 펀드매니저’다. 2002~2006년 인피니티 투자자문 펀드매니저를 거쳐 2006년 12월부터 삼성자산운용에서 가치주와 중소형주 펀드를 맡아 왔다.
삼성중소형FOCUS펀드는 3500억원까지 추가 판매되고 이후에는 신규 판매가 중단된다. 판매 중단 시에도 기존계좌 및 적립식 불입에 따른 추가설정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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