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럽銀, 회복하나… 예금↑ 대출↓

  • 스페인 은행, 9월 개인 예금 6개월래 최고치<br/>ECB로부터 9월 대출금도 4000억 유로로 감소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뱅크런(bank run·예금 대량 인출) 사태까지 벌어졌던 남유럽 은행들이 점차 회복하는 분위기다. 재정위기국 은행들의 개인 예금이 급증하고 시장 자본의 접근성도 용이해지면서 은행 시스템이 크게 개선됐다.

28일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남유럽 은행의 9월 개인 예금이 상당히 늘어났다. 스페인 은행의 경우 9월 개인부문 예치금이 전월(1조4900억 유로)보다 상승한 1조5100억 유로를 기록, 6개월래 최고치로 늘어났다. 이탈리아 은행의 예금도 유로존 가입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수년 동안 시장에서 외면받은 유럽 은행들이 ECB로부터 빌린 자금이 크게 줄었다. 스페인 은행의 대출금은 지난 8월 4110억 유로에 달했으나 9월엔 4000억 유로로 감소했다. 시장 자본에 대한 접근이 쉬워졌다는 얘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로 인해 ECB 자금에 대한 유로존 국가 은행들의 의존성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은행 시스템의 개선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부담을 덜어준다. 유로존 내 금융권 분열이 심화됐었다. 채무위기에 빠진 국가들의 기업 대출금리가 치솟으며 분열 위험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남유럽 대출 금리가 4년만에 최고치로 올랐으나 독일의 기업 대출금리는 기록적으로 낮았다.

스페인 은행이 중소기업에 1~5년간 100만 유로 이하를 빌려주고 받는 이자는 6.5%로 지난 2008년 이후 최고수준에 달했다. 이탈리아 은행도 같은 조건의 금리가 6.24%였다. 반면 독일은 지난 2003년 이래 가장 낮은 4.04%에 그쳤다. 남유럽의 기업과 개인 등은 북유럽보다 높은 대출 이자를 부담하게 되면서 결국 경기침체가 깊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 7월 위기에서 탈출하려면 이러한 금융 분열을 고쳐야 한다고 밝히고 채권 재매입을 단행했다. ECB의 채권시장 개입은 스페인 국채수익률을 하락시키는 등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상황을 진단, 일시적인 효과였다고 지적했다.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알버토 갈로 유럽신용조사국장은 “시장에서 느껴지는 체감은 많이 개선됐으나 기본적으로 크게 변하지 않았다”며 “자본 도피와 금융 분열의 추세가 유로존 주변국에서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FT는 재정위기국 은행 시스템이 개선되면서 이같은 유로존 금융 분열을 막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나아진 은행 재무 및 신용은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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