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다중이용업소 화재배상책임보험 가입 의무화, 내년 2월부터...

의왕소방서 박귀석 소방장

(사진=의왕소방서 박귀석 소방장)
다중이용업소란 휴게음식점·제과점, 일반음식점, 단란주점, 유흥주점, 영화상영관, 노래연습장, PC방, 고시원 등과 같이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을 말한다.

다중이용업소의 경우 화재가 발생하면 시설 이용자가 건물 내부를 자세히 알지 못하는 특성이 있어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매우 높다.

소방방재청 통계에 따르면 실제로 최근 5년간 다중이용업소의 화재로 425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고, 인명피해 발생비율은 전체 발생비율 보다 2.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중이용업소는 그 동안 인명피해 발생 가능성이 다른 업소보다 현격히 높은데도 불구하고 화재발생 후 마땅한 피해보상 대책이 없어 화재피해보상에 대해서는 항상 사각지대에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2월 소방방재청에서는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개정·공포해 내년 2월 23일부터 다중이용업소의 영업주는 화재배상책임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화재배상책임보험이란 화재 또는 폭발로 인해 다른 사람의 생명·신체,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한 경우 이를 보상하도록 하는 보험으로 자기 재산을 보호하는 “화재보험”과 구분된다.

영세한 다중이용업 영업주에게 다소 부담이 되겠지만 화재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생각할 때 꼭 필요한 제도로써 선진국에 비해 늦은 감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이 제도의 시행으로 업주는 고객서비스에 충실할 수 있고, 국민은 더 안심하고 업소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우리사회의 안전망을 확보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화재배상책임보험 도입으로 궁금해 할 몇 가지 사항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첫째, 경기가 안 좋아 장사도 안 되는데 보험가입으로 부담이 가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부담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자영업자의 자발적 손해보험(상해, 질병) 가입률이 81.6% 인 것으로 미뤄봤을 때 보험료의 부담보다는 가입의무에 대한 거부감으로 보인다. 이는 제도 가 정착되면 자연스레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둘째, 이미 건물주가 화재보험에 가입하고 있는데 왜 세입자인 업주에게까지 의무를 주느냐이다.
「민법」,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등에 따라 과실이 있는 사람은 배상책임이 있다. 다중이용 업소의 화재는 전기히터, 담배꽁초, 난로 등의 취급 부주의로 인한 업주의 과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따라서 건물주의 화재보험 가입여부는 업주의 배상책임과 아무 관련이 없다는 것이 된다.

셋째, 화재배상책임보험이 타인 배상을 위한 보험이면 업주는 누가 보상하느냐의 문제다.

화재로 인한 업주의 피해는 재산피해인 반면, 다중이용업소를 이용하는 고객은 인명피해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업주는 피해 배상만 제대로 하면 충분히 재기할 수 있고, 자신을 위한 것은 추가로 선택하여 가입하면 될 것이다.

이상과 같이 업주의 배상책임을 대신할 화재배상책임보험의 도입은 충분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보험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껏 장사하면서 불이 한번도 안 났는데’, ‘다른 곳은 불이 나도 우리집은 안나’와 같은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다.

아무쪼록 이번에 도입하는 화재배상책임보험이 우리 사회의 안전의식을 한 단계 올려, 보다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발전하는 초석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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