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이 씨는 서울시 한 음식점에서 자서전 ‘고문기술자 이근안의 고백’ 출판 기념회를 열고 “과거를 회개하며, 행위 자체가 잘못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한테 어떻게 했는지 다 기억은 못 하지만 간첩이라도 절대 쥐어박아서는 안 되는데 쥐어박았다면 그게 잘못이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고문 피해자인 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가서 분란이 나면 모양새가 이상해지고 유족에 대한 예의도 아닐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씨의 말과 달리 자서전에는 자신의 고문 행위를 시대 탓으로 돌리고 애국으로 포장하는 내용이 등장한다.
자서전 서문을 보면 “‘남영동 1985’ 영화까지 제작·상영하면서 매도하는 것을 바라보며 한 시대는 사상범으로 옥살이하고 한 시대는 민주화 인사로 탈바꿈하며 민주화 보상금까지 받는 행운을 바라보면서 시대를 잘 만나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는 내용이 나온다.
또 책에는 “애국행위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일을 해 옥조근정훈장까지 받았지만 5공 정권이 사라지자 고문기술자라는 대명사가 붙어 매도됐다”며 “정치 색깔에 따라서 애국을 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내용도 있다.
이 씨는 자서전에 사죄 내용이 없다고 지적받자 “전반적으로 다 회개를 하는 것이지 한 건 한 건에 대해서 말하기는…”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한 취재진이 ‘사죄’ 또는 ‘사과’ 여부를 묻자 끝까지 ‘회개’라는 단어만 사용하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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