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차이나리얼타임 리포트 5일 보도에 따르면 홍콩 당국은 2일 분유 구매를 원하는 홍콩 주민을 위한 24시간 전용 핫라인을 개설했다. 분유는 홍콩 내에서만 배송되며 부모에게 아이의 출생증명서를 확인한 뒤에 판매된다. 이 핫라인은 개설된 지 이틀 만에 무려 3800건의 분유 구매신청이 접수됐으며 춘제 전에 배송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고윙만(高永文) 홍콩 식품위생국장이 설명했다.
홍콩 당국은 24시간 전용 핫라인 개설과 함께 홍콩에서 해외로 반출 가능한 분유 개수를 2통으로 제한하는 법률 개정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조치는 이르면 3월 중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이처럼 홍콩 당국이 중국인의 분유 사재기에 제제를 가하고 나선 것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를 앞두고 홍콩 내 분유가 품절되면서 현지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기 대문이다.
앞서 정부는 웃돈을 받고 분유를 파는 행위 등 단속을 강화했지만 품절 사태가 계속되자 분유를 쌀과 같은 ‘비축 상품’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 홍콩과 마카오 상점 대부분은 유명 외국산 상표 분유에 대해 1인당 하루 세 통씩만 판매하는 구매 제한제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인의 분유 사재기 열풍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추세다.
홍콩 현지 주민들은 중국인의 분유 사재기에 반발해 지난 1월 말에는 일부 홍콩 주민들이 미국 백악관 청원사이트인 ‘위 더 피플’(We the People)’에 ‘홍콩 분유 품절 사태로 국제 지원이 요구된다’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이 청원서에는 무려 1만3400명이 서명한 상태다. 백악관은 청원이 올라온 뒤 30일 이내 10만명 이상이 지지 서명을 하면 청원에 대해 공식 답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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