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전세와 월세 제도에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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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3-0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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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승국 ㈜라이프테크 대표

박승국 ㈜라이프테크 대표
전세가 일반 임대차와 다른 점은 부동산 사용 대가의 지급 방식에 있다. 보통 목적물 매가에서 60~70%정도의 금액을 임대인에게 맡기고, 전세 관계가 종료될 때에 그 전세금을 전액 돌려받는다. 그 전세금의 이자는 별도의 차임 없이 상계된다. 이 때 월차임은 전세금액의 이자로 봐야 한다.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시기에는 전세가 흔했지만,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전세가 귀해지고 전셋값도 급등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 저금리로 인해 전세보다 월세 선호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저금리로 인해 월세로의 빠른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어 향후 전세제도가 사장될 수도 있다고 한다.

월세제도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전세제도는 명맥을 유지할 가능성이 더 크다.

전세금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겠지만, 전세제도로 인한 긍정적인 경제 효과도 크다고 할 수 있다. 전세제도가 무너졌을 때 임대인 입장에서는 전세를 끼고 신축을 하거나 매매를 할 수 없을 것이고, 전세제도를 이용하는 직장인들은 월세를 내느라 다른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는 저소득층이나 월세를 부담하기 어려운 경우 임대주택을 지어 공급해야 하고, 월세 상승을 막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을 펴야 할 것이다.

전세제도는 전세금의 이자를 월차임으로 보는 것이 맞다. 따라서 은행금리가 떨어졌을 때 전세금이 올라가야만 월세가 동등해진다. 대량으로 전세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전세금 상승을 꺾기는 어려워 보인다.

월세는 보증금을 내고 별도로 매달 월세를 지불하는 형식으로 월세가 제때에 지불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미리 1년치 월세 정도의 금액을 입주할 때 보증금으로 내는 방식을 말한다. 월세는 보증금 없이 월 차임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보증금을 받는 월세와는 구분하는 것이 맞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1년치 이상의 보증금을 받는 우리나라의 월세제도 역시 전세계에서 유일하다고 봐야 한다. 보증금이 적으면 월세가 높지만 미납에 대한 부담감이 있고, 보증금이 높으면 월세가 낮아지게 돼 임대 수입이 줄어든다.

그렇다면 전세와 월세 중 어느 것이 유리할까?

임대인이나 임차인 입장에서 어떤 것이 유리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저금리일수록 임대인은 월세가 유리하고, 임차인은 전세가 유리하다. 저금리일 때 임대인이 전세로 받아놓은 돈을 은행에 예치해서 얻는 수익은 상대적으로 적고, 반대로 임차인은 적은 월세를 사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원룸을 매입하거나 팔 때는 어떤 것이 유리할까? 원룸을 구입할 때는 전세를 끼고 사는 것이 유리하다.

첫째, 전세를 끼고 사면 많은 돈이 들지 않는다. 매입가에서 전세금을 뺀 금액만 지불하면 되기 때문이다.

둘째, 모든 투자는 레버리지 효과를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 그래야 적은 투자로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셋째, 전세를 주고 있는 원룸은 매도인이 자금 압박을 받고 있거나 월세 수입이 없으므로 싸게 매입할 수가 있다.

반대로 매도를 하기 위해서는 월세를 주는 것이 유리하다.

첫째, 월세 수입이 있으므로 월세가 비싸면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다.

둘째, 매입 의사가 있는 사람이 매입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라면 전세로 돌려도 되고, 매도인의 경우 굳이 급하게 팔지 않아도 월세가 나오는 상황이므로 싸게 매도할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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