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적으로는 한반도의 억지력을 강화하고 대북 제재의 고삐를 죄는 형태로 '압박'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일단 미국은 북한의 돈줄을 차단하기에 나섰다.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를 총괄하는 데이비드 코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이 민감한 시기에 한·중·일 3국을 찾는 데서도 북한의 돈줄을 옭아매겠다는 미국의 강한 압박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미국은 코언 차관의 아시아 순방 직전 북한의 외국환 결제은행인 조선무역은행을 독자제재 리스트에 올려 무기개발을 위한 북한의 자금 차단을 강화했다.
북한 제재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댄 프리드 국무부 제재정책 조정관도 함께 순방중이다.
미군은 또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해 알래스카에 요격용 미사일 14기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과 미국이 공동국지도발대비계획을 오는 5월 성명후 시행할 것으로 20일 알려지면서 금융 이외의 대북 압박에도 공조하는 모습이다.
한미 공동 국지도발 대비계획은 북한의 도발 원점뿐 아니라 지원.지휘세력도 타격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양국이 당초 1월에 서명하려다 북한의 핵·미사일 등 안보상황에 변화가 있어 그에 맞춰 논의를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가 북한을 압박만 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우리 정부는 '금강산 관광 재개 3대 조건'을 대폭 완화할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새 정부의 방침은 전 정부의 '선(先)3대 조건 보장, 후(後)대화 원칙'을 대화, 후 신변 보장'으로 변경된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5.24 조치(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발표된 정부의 대응 조치)' 완화 방침과 함께 경색된 남북관계를 푸는 열쇠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도 북한에 대화 가능성의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ABC방송 인터뷰와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아시아소사이어티에서의 연설에서 "북한이 신뢰있는 조치를 취할 경우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는 미국의 입장을 드러냈다.
미국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러시아를 찾은 것도 향후 국면 전환을 전제로 한 대화 분위기 모색을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면서 대화의 문으로 나오게 하려는 이중적인 포석이 깔렸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북한이 잘 선택하면 대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는 것은 '투트랙'을 모두 사용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현재 한미가 투트랙을 얘기하지만 북한과 바로 만나서 얘기해 보자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선은 제재의 충실한 이행에 집중하면서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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