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증권사 취업이 힘들다는 인식이 대학생들에게 확산된 결과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증권사가 운영하는 대학 주식동아리 지원프로그램에 뽑힌 동아리 수는 지난 2012년 25곳으로 지난 2010년 59곳에 비해 절반 이상 급감했다. 참가 신청 동아리 수가 예년보다 줄어든 영향 때문이다.
D증권사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은 매해 지원비를 조정해서 대상 동아리수를 결정하기 때문에 예년 수준을 유지해왔다”며 “특히 지난 2010년 동아리수가 급감한 이유는 신청 동아리수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일선 대학 주식동아리 활동이 위축되고 있는 현상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추세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주식동아리 신입생 수가 절반 가까이 줄어든 곳도 있다.
서울 지역에 위치한 Y 대학교 주식동아리의 지난해 신입생은 20~30명에 불과했다. 이 동아리의 신입생 수는 지난 40여명에 달했었다.
Y 대학교 주식동아리 학생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추세적으로 주식동아리에 들어오려는 학생수가 줄고 있다”며 “졸업생 중 증권사 취업자 수는 예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입사 선배들은 한결같이 과거보다 취업하기 힘들어졌다고 토로하고 있다 ”고 말했다.
다른 대학교 주식동아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서울 지역 S 대학교 주식동아리는 한해 두 학기에 걸쳐 신입생을 뽑고 있다. 2012년 2학기 지원자수는 20명으로 예년 30~40명보다 크게 감소했다.
S 대학교 주식동아리 학생은 “지난해 2학기에 신입생이 줄어든 이유는 증권사들이 어렵다는 뉴스를 접한 효과 때문으로 보인다”며 “증권사가 일반 직원뿐 아니라 애널리스트도 줄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동아리에 들어와서도 증권사보다 다른 금융회사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도 대학 주식동아리에 대한 지원 규모를 줄이고 있다.
그동안 증권사들이 주식동아리를 지원한 이유는 증권사 입사 지원할 때 가산점을 주는 방식을 통해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서였다. 최근 주식 동아리 참여가 저조하고 증권업 불황도 이어지며 증권사도 관련 사업을 예년 규모로 유지할 수 없다는 전언이다.
증권사들이 실전투자대회를 열지 않는 이유도 주식동아리 활동을 위축시킨 요인 중 하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B대우증권, 현대증권은 지난 2010년부터 실전투자대회를 열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이 실전투자대회가 지나치게 많은 상금과 수익률 위주로 순위를 매기는 방식으로 올바른 투자문화를 정착시킬 수 없다고 판단해 업계에 자제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에 각 증권사들은 실전투자대회 대신 모의투자대회를 통해 대학생들의 참여를 이끌고 있다.
S 대학교 주식동아리 한 학생은 “투자대회를 열면 어김없이 오던 증권사 참가권유 전화도 뜸하고 동아리 지원 규모도 줄어든 걸 보면 동아리에 대한 증권사 관심이 낮아진 걸 실감한다”며 “최근 주식동아리 학생 중 실전투자에 관심있는 학생은 거의 없고 대부분 취업을 위해 주식동아리에 들어오는 경향이 높다”고 귀띔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