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매탄동에서 왔다는 주부 김모씨는 "교통 등 입지가 우수하고 공원 조망권까지 갖췄는데도 분양가가 저렴한 것 같다"며 "그동안 아파트 구입을 미뤄왔는데 이번에는 꼭 청약에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국 분양시장에 온기가 감돌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봄 성수기를 맞아 분양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모델하우스에는 방문객들이 주말 동안 수만명씩 몰리고, 최근 몇 년 새 쉽게 볼 수 없었던 순위내 청약 마감 단지들도 속출하고 있다.
25일 금융결제원과 주택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청약접수를 받은 전국 23개 분양단지 중 절반가량인 10곳이 큰 인기를 끌며 전 주택형 순위내 마감 성과를 거뒀다.
서울에서는 지난 21일까지 3순위 청약을 받은 '마포 한강푸르지오'가 평균 경쟁률 1.97대 1로 마감됐다. 평균 분양가가 3.3㎡당 1990만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개발호재와 우수한 주거여건이 수요를 끌어들인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건설이 동탄2신도시에서 공급한 '동탄역 더샵센트럴시티'는 지난 21~22일 순위내 청약접수에서 810가구 모집에 4845명이 몰려 평균 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달 초 진행된 동탄2신도시 3차 동시분양 6개 단지의 1~3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이 0.8대 1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이제 '바닥'이라고 느끼는 수요자들도 점차 늘고 있다"며 "이번 청약 성공으로 침체한 서울·수도권 분양시장 분위기가 반전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지방 분양시장에서도 성공적인 분양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GS건설이 부산에 내놓은 '신화명 리버뷰자이'의 경우 14일 1·2순위 청약에서 619가구 모집에 2149명이 몰리며 4개 주택형 중 3개가 1순위 마감됐고, 3순위에서 전 주택형 마감됐다. 평균 경쟁률은 4.8대 1이었다.
GS건설 분양 담당자는 "부산 북구에 처음 진출하는 자이 브랜드 단지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꽤 높았다"며 "실수요층이 두꺼운 중소형으로 이뤄진 데다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저렴했던 게 인기 이유"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이 최근 창원시에서 선보인 '창원 마린 푸르지오' 1·2단지도 1990가구 모집에 3순위까지 6923명이 몰리며 3.48대 1의 경쟁률로 순위내 마감됐다. 울산 화정동 '엠코타운 이스턴베이'의 경우 1633가구 모집에 5736명이 신청해 평균 3.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당해지역에서 모두 주인을 찾았다.
효성이 이달 경북 칠곡군과 안동시에서 각각 분양한 '남율2지구 효성 해링턴 플레이스'와 '옥동 효성 해링턴 플레이스'도 모두 순위내 청약 마감했다. 광주에서는 '효천2지구 중흥S-클래스'와 '연제 대광로제비앙'이 각각 3.3대 1, 5.57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역시 순위내 마감에 성공했다.
뜨거워진 분양 열기는 최근 문을 연 모델하우스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대우건설이 지난 15일 문을 연 마포한강 푸르지오와 아산 배방 2차 푸르지오, 창원 마린 푸르지오 등 3개 단지 모델하우스에는 주말 사흘간 5만3000여명이 다녀갔다.
같은날 개관한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2만6000여명), 엠코타운 이스턴베이(2만3000여명), 옥동 효성 해링턴 플레이스(1만8000여명) 등에도 방문객이 몰렸다. 22일 문을 연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2만6000여명)까지 더하면 7곳에서 15만명가량이 모델하우스를 찾은 것이다.
분양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시장 회복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신규 분양시장의 회복 조짐은 부동산 규제 완화를 내세운 새 정부 출범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며 "부동산 종합대책이 나와 거래시장이 살아나면 전체 주택시장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분양시장으로 돈이 몰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경기 불황 등으로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실수요자라면 입지가 뛰어나고 분양가가 저렴한 곳 위주로 청약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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