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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열린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포럼에 참석했던 악셀 울리히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생화학연구단 단장이 한 말이다.
연구자들이 정책에 얽매이게 되면 창의성이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왜 출연연의 연구 성공률이 90%를 넘는 줄 아느냐?"
지난달 미래창조과학부 국회 업무보고에서 출연연 연구원 생활을 오래한 민병주 의원이 최문기 미래부 장관에게 물었다.
실패하지 않을 만한 연구만 하기 때문이란다.
얼마전 연구 현장의 한 교수는 미래부가 창조경제를 강조하면서 기술 사업화와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두는 환경에서 기초과학 연구가 위축되지나 않을까 우려를 나타냈다.
출연연들은 최근 창조경제 코드 맞추기에 바쁘다.
대형 원천기술 연구를 담당하는 기초과학기술연구원조차 포럼에서 사업화를 강조하는 연사들을 초청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창조경제 전문가 존스 호킨스를 초청해 이스라엘이 우리나라의 모델이 될지 의문이라는 의도하지 않은 말이 부각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호킨스 대표는 예술과 문화 중심의 창조경제를 주창해 이스라엘의 과학기술과 ICT를 접목한 혁신과는 거리가 있다.
미래부가 지난주 발표한 범부처 창조경제 실현계획은 연구 기반 마련과 정책 독려가 혼재돼 있다.
한편에서는 성과 지향에서 벗어나기 위한 연구 시범사업을 하겠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기술 사업화와 일자리 창출 등을 강조한다.
과학기술 연구개발 배분 조정과정에서도 창조경제 분야를 지원하고 나머지는 강력한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다.
이렇게 흘러가다가는 본말이 전도되는 현상이 나타날지도 모른다.
기술 사업화와 일자리 창출은 결과물이지 과학자 본연의 임무가 아니다.
과학자는 창조적인 연구개발을 하면 된다.
연구개발 현장이 포장에만 연연하고 기본 역할에는 소홀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창조경제가 또 다른 족쇄나 성과주의가 되지 않도록 기본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창조적인 연구 성과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우선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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