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왼쪽부터), 김상헌 NHN 대표> |
7일 공정위에 따르면 EU 경쟁당국은 지난 7월 구글이 제시한 시정방안이 구글의 독점적 지위를 변화시키는 데 별 효과가 없다면서 추가 시정방안을 요구했다.
미 FTC의 판단은 구글의 검색 왜곡과 관련해 '서비스 질의 개선 유도'를 인정, 무혐의 결정을 내렸지만 콘텐츠 도용 및 광고 플랫폼 이용 제한과 관련해서는 자진 시정방안이 제시된 상황이다. 이는 우리나라 포털 시장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최근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한 강연을 통해 미국과 EU에서 구글 문제가 핫이슈로 등장하고 있다며 포털 시장의 독과점화에 경쟁당국 개입을 역설한 바 있다.
따라서 초미의 관심은 80%까지 육박한 점유율을 나타내는 네이버의 국내 검색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다. 공정위는 지난 5월께 독점적 점유율을 기반으로 한 네이버의 불공정 시장지배력을 들추기 위해 대대적인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정보기술(IT) 생태계 상생·협력은커녕 압도적인 시장 지위를 바탕으로 이윤만 추구한 '공룡의 독식'에 중소업체들도 손가락질을 했다. 대표적인 분야가 부동산 정보 서비스다.
네이버가 부동산 광고를 독식하면서 비싼 광고비 때문에 부동산 정보업자들의 줄도산으로 이어졌다. 이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부동산 중개업자들에게 전이됐다는 주장이다.
해외 경쟁당국의 표적이 된 구글도 지난 2007년 5월 검색 알고리즘 및 디자인을 변경하면서 경쟁사의 콘텐츠보다 유리하게 취급, 화면 상단의 노출 여부가 주요 조사 대상이었다.
예를 들면 구글 검색에서 '냉장고'를 칠 경우 자사의 쇼핑사이트인 구글 쇼핑정보가 경쟁사의 쇼핑정보보다 앞에 나오도록 설정했기 때문이다.
콘텐츠 도용 또한 논란이었다. 특히 구글의 광고 플랫폼 이용 제한은 반경쟁적 행위 여부로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그럼에도 미 FTC는 일부 무혐의·자진시정 처분하면서 구글 논란에 대한 관심이 EU로 쏠린 분위기다. EU는 강한 규제 처분을 내리기보다는 경쟁법의 목적이 경쟁과정의 보호를 통한 소비자 후생 증대로 보고 있다.
IT 전문가들은 "네이버 조사와 법 개정 등 NHN의 독점 규제의 필요성을 놓고 정치권과 정부의 공세가 거세다"며 "공정위가 네이버를 조사하는 과정에 해외 구글 사례를 들어 발표한 것은 강한 규제와 벌주기식 과징금 폭탄을 전재하기보다는 경쟁법의 목적에 따라 네이버 부동산이 소비자 후생에 기여됐는지에 입각,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구글 사례 발표를 놓고 네이버 조사에 메스를 가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부분은 인정할 수 없다"면서 "단순히 해외 경쟁당국이 인터넷 등 플랫폼 시장에 내놓은 판단을 전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