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감원, 투자자에 숨겨온 동양증권 ‘녹취록’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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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2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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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종곤·김지나 기자 = 동양증권이 영업직원ㆍ고객 간 통화내용이 담긴 녹취록(PC 파일)을 제공하라는 투자자 요구를 거부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이번주부터 동양증권에서 대대적인 녹취록 검사를 실시키로 했다.
 
28일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금감원 직원 20여명이 직접 동양증권 본사와 지점에 나가 집중적으로 녹취 검사를 한다”며 “편집되지 않은 원본 녹취 파일을 검사해 동양증권 직원이 계열사 기업어음(CP)과 회사채 관련 상품 판매에 있어 불완전판매 소지가 있었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녹취 검사 인력은 이달 초 꾸려진 동양증권 특별검사팀 35명 인력 중 20여 명으로 구성된다. 특별검사팀은 지금까지 동양증권 현장 검사와 함께 본격적인 녹취 검사 실시를 위해 사전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 관계자는 “금감원 직원이 직접 현장에 가서 녹취를 듣는 것은 동양증권의 녹취 원본 훼손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현재 증권사의 불완전판매 조사와 관련해 대면 및 이메일, 전화 등 크게 세 부분으로 판매 경로를 나눠 조사하고 있다.
 
이 중 전화를 통한 불완전판매는 금감원 직원 사이에서도 가장 힘든 검사로 알려져 있다. 전화를 통해 이뤄진 불완전판매 소지를 밝히기 위해선 검사인력이 전화 녹취 파일을 일일이 들어봐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금감원에 동양그룹 계열사 CP 및 회사채 투자 관련 분쟁 조정이 신청된 민원 건수는 23일 기준 총 1만7000여 건이다. 금융소비자원은 동양사태 피해자를 약 4만50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피해를 봤다는 투자자별로 최초 상품 계약 시기가 달라 현장에 투입된 금감원 검사 인력은 관련 통화 내용을 개별적으로 모두 확인해야 한다”며 “녹취 검사는 검사부터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감원은 지난 2011년 11월부터 작년 8월까지 동양증권 거래 내역을 검사해, 동양그룹 계열사 CP 1045건에 대해 불완전판매 혐의를 포착했다. 녹취록 분석을 비롯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만 약 6개월이 소요됐다.
 
동양증권은 지난 16일 금감원이 동양증권에 내린 투자자 녹취 자료 공개지침을 거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 규정에 녹취 자료 공개 의무가 명시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금감원 직원이 동양증권 직원과 고객 간에 녹취 원본 파일을 요구하면 이미 관련 파일은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객 역시 지점을 방문해 녹취 파일 청취를 원하면 들을 수 있게 해주고 있다”며 “단, 녹취 파일의 왜곡 소지 등 때문에 고객에게 녹취 파일은 넘기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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