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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왼쪽) 효성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조석래 회장의 두 아들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이 가진 효성 지분이 아버지의 지분율을 넘어선 가운데 보유 주식의 담보 비율도 80%를 넘어섰다.
회사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 오너 일가가 무리해서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고, 그 돈으로 다시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현상 부사장은 보유 주식이 이달 들어 처음으로 조석래 회장의 지분율을 넘어섰다.
조현준 사장은 앞서 지난 7월 지분율이 조석래 회장 지분율을 넘겼다.
이에 현재 효성의 최대주주는 조현준 사장으로 지분 10.69%를 보유하고 있고, 이어 조현상 부사장(10.34%) 조석래 회장(10.15%) 순으로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의 보유 지분은 조석래 회장 보다 각각 0.54%, 0.19% 씩 많다.
두 형제가 경쟁적으로 효성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보유한 주식의 담보 주식 비율도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의 담보 주식 비율은 보유 주식의 각각 83%, 81%다.
조현준 사장은 1년 전 89%에서 6%포인트 감소했지만, 조현상 부사장은 71%에서 10%포인트 늘었다.
조석래 회장의 현재 담보 주식 비율은 61% 수준이다.
효성 관계자는 "최근 주가가 하락하며 오너 일가는 주가 안정 차원에서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향후 효성 주가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경우 담보로 잡힌 주식이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이다.
담보로 제공한 주식의 주가가 담보 가치 이하로 떨어지면 금융 기관에선 대출자에게 대출금 상환 혹은 추가 담보를 요구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반대매매도 발생할 수 있다.
효성은 최근 업황 악화 및 환율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며 주가가 연초 이후 현재까지 10% 넘게 하락했다.
올해 3분기 효성은 15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적자로 전환했다.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각각 35%, 5% 씩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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