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여파에 현대건설 7조원 규모 공사 등 해외 프로젝트 줄줄이 차질

  • 현대건설 "공사 지연....대금지급 방식 논의 중"

  • GS건설, 삼성물산 등도 중동지역에서 공사 차질

[제공=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이라크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에서 저유가 여파로 인한 공사 중단·지연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각종 프로젝트에 참여한 국내 건설사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이라크에서 진행 중인 7조원 규모의 정유공장 건설 프로젝트가 현지 정부의 공사 대금 미지급으로 인해 착공 1년 만에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밝혀졌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SK건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2014년 2월 이라크 카르빌라 정유공장 공사를 수주했다. 이 공사는 카르빌라 지역에 매일 원유 14만 배럴를 뽑아내는 정유 설비를 짓는 것으로, 이라크 공기업인 석유프로젝트공사(SCOP)가 발주했다. 수주액은 당시 60억4000만달러(한화 약 7조1000억원)로 단일 플랜트 공사로는 국내 건설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 2월 착공했다.

그러나 이라크 정부의 재정 부족으로 공사 대금 지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공사는 현재 슬로우다운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대금을 원유로 대신 받을지 등을 현재 논의 중"이라며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라크 정부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무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GS건설은 지난 1월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의 자회사인 타그리어가 발주한 POC(중질유 처리시설)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발주처가 저유가 등의 현지 사정으로 계약을 미루고 있다. 사업이 내년으로 연기되거나 중단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물산도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공단 중단 사태를 맞았다. 사우디 최대 건설사 빈라덴그룹과 공사 프로젝트 매니저인 일 라야드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킹압둘라 금융지구' 공사가 공정 70% 상태에서 중단된 것.

이 공사는 금융지구 주요 투자사인 사우디 국민연금 관리기관인 PPA가 대금 지금을 늦추면서 제동이 걸렸다. 이에 전체 공사대금의 60%(2300억원)에 해당하는 지분을 가진 삼성물산은 공사 속도를 조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전통적인 수주 텃밭이었던 중동지역이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올해 해외건설 수주 실적도 부진한 상태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최근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141억2388만달러로 전년 동기(235억3441만달러) 대비 40% 감소했다. 특히 중동지역은 42억9187만달러로 같은 기간 37%가량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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