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수입차 결산] 3년만의 역성장…‘벤츠·볼보·지프’ 잘 달리고 폭스바겐·포드 '주춤‘

벤츠 볼보 지프 1~11월 판매 실적[자료=아주경제 미술팀]

국내 수입 자동차 시장이 3년 만에 역성장 위기를 맞았다. 일본차 불매운동·배출가스 인증 강화·경기 침체 등 3중고가 겹친 여파다. 이 가운데도 벤츠·볼보·지프 등 3사는 전년 대비 큰 폭의 성장을 이뤄내며 타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반면, 포드·폭스바겐 등은 상대적으로 아쉬운 한해를 보냈다.

3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1월 국내 수입차 시장 판매는 21만4708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24만255대) 대비 10.6% 감소한 수치다. 만약 이달 판매량이 2달치 평균 판매량인 4만대에 이른다 해도, 지난해 전체 실적(26만대)에는 못 미친다. 사실상 전년 대비 역성장이 확정된 셈이다. 국내 수입차 시장이 감소세로 돌아선 건 2016년 디젤게이트 사태 이후 최초다.

수입차 시장 침체를 유발한 주요 원인은 상·하반기로 나뉘다. 상반기 최대 악재는 ‘배출가스 인증 강화’다. 아우디, 폭스바겐 등 일부 브랜드는 디젤게이트 파문으로 기존 차량 인증이 취소된 상황에, 신규 인증 지연까지 겹치며 상반기를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보냈다. 하반기에는 ‘일본차 불매운동’이 발목을 잡았다. 한·일 양국 간 경제 갈등으로 촉발된 불매운동이 자동차 업계까지 번지며 일본차 업체들의 실적이 일제히 급락했다. 이외에도 자동차 산업의 불황이 1년 내내 지속되며 수입차 시장 성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 가운데도 총 24개의 수입차 브랜드 중 7개 브랜드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가장 눈에 띄는 업체는 ‘벤츠’다. 벤츠는 11월까지 국내에서 총 6만9712대를 판매하며 시장점유율을 32.47%까지 끌어올렸다. 전년 동기(26.77%) 대비 5.7%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상반기 누적 판매량(3만3116대)은 지난해 실적(4만1069대)에 크게 못 미쳤으나, 하반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전통의 스테디셀러인 'E클래스‘가 이같은 흐름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E클래스는 출시 3년 만인, 지난 7월 수입차 최초로 단일 모델(세단 기준) 누적판매량 ’10만대 돌파‘에 성공했다. 이외 판매차종을 88종까지 전년(2018년 80종) 대비 8종 늘린 전략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볼보와 지프는 사상 첫 ‘연 판매량 1만대’ 돌파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볼보의 1~11월 누적 판매량은 9805대다. 12월에 단 200대만 팔아도 1만대 고지를 밟는 셈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60’, 크로스컨트리 ‘V60', 프리미엄 세단 ‘S60’ 등 이른바 ‘60 삼총사’가 성장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볼보 관계자는 “전체 판매량 중 60 삼총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46.4%(4546대)에 이를 정도로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지프의 11월까지 누적 판매량도 9615대로 전년 동기(6757대)보다 무려 42.3%나 늘었다. 이미 종전 최대 실적이던 지난해 연간 판매량(7590대)을 넘어섰다. 대형 SUV인 '그랜드 체로키'가 중장년층을, 중형 SUV ‘체로키’와 소형 SUV ‘레니게이드'가 젊은 소비자를 노린 전략이 주효했다.

반면, 포드·폭스바겐 등은 실적이 급감하며 '1만대 클럽'에서 밀려났다. 포드의 11월 누적 판매량은 7509대로 전년 동기(1만734대)보다 30%나 줄었다. 대형 SUV 왕좌를 지켜오던 ‘익스플로러’의 수요가 현대자동차 '펠리세이드‘, 지프 '그랜드 체로키’ 등으로 분산되며 실적 부진을 유발했다는 분석이다.

폭스바겐의 11월 누적 판매량도 5706대로 전년 동기(1만4282대)보다 60% 줄었다. 다만, 하반기 들어 실적이 회복 국면에 진입한 점은 긍정적이다. 실제로 지난 9월 출시된 중형 SUV '티구안‘의 경우 11월에만 1640대가 팔려나가며 ’수입차 베스트셀링카‘로 이름을 올렸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내년에도 SUV 중심의 공격적인 신차 출시를 통해 시장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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