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는 시장 관련자들에게 필요하다면 생산량을 하루 1200만 배럴까지도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여기에 사우디 국영회사인 아람코는 20년 만에 정유사들에 통보하는 공식가격을 낮추면서 공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아람코는 가격 인하를 결정했으나, 판매처에 공식적으로 알리는 것은 월요일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아람코는 매달 정유사들에 원유공식판매가격(OSP)을 통보한다. 가격 조정폭은 보통 몇 센트에서 몇 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7일 사우디는 공식 가격을 배럴당 6~8달러 낮춘다고 밝혔다. 이처럼 극적인 조치는 다른 산유국들의 가격 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는 하루 1400만 배럴을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PEC+(OPEC 회원국과 비OPEC 산유국 간의 협의체)에서 감산 합의 실패로 이미 원유 시장이 요동친 데 이어 사우디가 증산과 가격 인하라는 극단적 카드를 내밀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런 증산은 국제원유시장을 대혼란으로 몰고 갈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상품 헤지펀드 매니저는 "이런 조치는 전쟁을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밝혔다.
사우디가 이런 조처를 한 것은 러시아를 비롯한 다른 산유국들을 단기간에 최대 타격을 입혀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도록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당초 OPEC는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210만 배럴 감소한 것에 대응해 하루 원유 생산량을 150만 배럴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시장에 대한 판단 등은 좀 더 뒤로 미뤄야 한다면서 리비아와 베네수엘라의 원유 공급 문제로 자연스럽게 감산이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사우디가 고육지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런 변화로 중동의 맹주 사우디와 러시아의 협력 관계는 크게 금이 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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