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순위 변동 있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금융그룹 1·2위 성적을 받은 신한금융과 KB금융은 1조8055억원, 1조7113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거뒀다. 지속된 금리하락 기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7%와 6.8%밖에 이익이 감소하지 않았다
3위를 기록한 하나금융의 순이익은 1조3446억원으로 오히려 11.6% 늘었다. 2012년 이후 상반기 기준으로 최대치다. 여기에는 비은행과 글로벌 부문의 고른 개선세가 주효했다. 특히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순이익(1725억원)이 작년보다 12.9%나 급증하며 '실적 방어막‘ 역할을 했다.
◆최대 변수는 ‘사모펀드 판매’에 따른 충당금
실적 희비를 가른 최대 변수는 부실 사모펀드 판매에 따른 ‘충당금 부담’이다.
신한·우리금융의 경우 문제가 된 DLS(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라임자산운용 펀드 등을 많이 팔았고, 그에 비례하는 충당금을 쌓아야 했다. 이는 고스란히 실적 부담으로 전이됐다. 실제로 신한금융의 경우 2분기에만 사모펀드 판매 관련 충담금으로 약 2060억원을 썼다. 코로나 관련 충당금으로도 약 1850억원을 지출했다.
우리금융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분기에만 DLS·라임 등 사모펀드 관련 비용 충당금 1600억원과 코로나19 대출 등과 관련된 '미래 전망' 충당금 2375억원을 각각 지출했다.
반면, KB금융과 농협금융은 사모펀드 이슈를 비켜가며 충당금 적립 부담을 최소화했다.
◆비은행 부문 ‘실적 버팀목’ 역할 톡톡
그럼에도 실적이 무난한 흐름을 이어가는 데는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 개선’ 역할이 컸다.
올 상반기 이른바 ‘동학개미운동’ 등으로 주식 거래량이 늘어난 게 직접적인 호재로 작용했다. 재난지원금을 카드 포인트로 지급한 점도 힘을 보탰다. 이에 힘입어 수수료 수입이 일정 수준 늘어났다.
신한금융의 카드·생명·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들은 상반기 동안 7163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8.4%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손익비중도 38.4%까지 늘었다.
KB금융의 증권업수입수수료도 337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9.5% 증가했다. 반면, 우리금융은 증권계열사가 없는 게 악재로 작용했다.
이자 이익 역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4조228억원, 4조6832억원으로 각각 지난해보다 3.1%, 2.9% 늘었다. 하나금융은 2조8613억원이다. 우리금융도 이자이익은 2조941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2조9310억원)보다 100억원가량 늘었다. 농협금융의 이자이익은 3조9201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지주, 하반기는 장담 못 해
그러나 금융지주 모두 “하반기 분위기는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가 재확산 국면에 접어들고,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게 최대 악재다.
금융당국이 코로나19 피해 기업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연장을 요청한 것도 은행권의 부담을 키우는 대목 중 하나다. 상반기 늘어난 대출에 따른 연체율 문제가 고개를 들 가능성도 상존한다.
주요 은행들은 올 하반기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상반기 대비 최대 10%까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실적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한 비상 경영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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